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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그리운 권영목 선생님

아들의 초등학교 선생님을 길에서 우연히 만났다.

공괴롭게 오늘은 스승의 날

샘을 만날 줄 알았다면 작은 선물이라도 드렸어야 하는데....

아이가 힘들어 할 때 그리고 내가 힘들어 할때

편안하고 자상한 미소로 아이와 나를 껴 안아 주셨던 분인데....

스승의 날 아침

찾아 갈 스승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또 찾아 올 제자가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저 그런 삶을 살아서 인지 아니면 정말 은혜를 갚아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건지 왠지 씁쓸한 스승의 날이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대학 스승을 찾아 간 적도 있었건만 난, 지금 뭐하고 살고 있는 걸까?

스승의 날이면 나는 권영목선생님이 생각난다.

나의 중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이었는데 큰 키에 혈압이 있어서 수업을 하시다가, "얘들아, 잠시만..." 선생님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져 있었다. 그런 일이 자주 반복되었다. 그때마다 철없는 아이들은 선생님이 쉬자고 하니 확자지껄 잠시 수다를 떠는 시간이었다.

그런 선생님이 나의 스승이시다.

내가 어려서 심적으로 힘들어 할때 아버지처럼 따뜻하게 배려해 주신 선생님이시다. 지금 자러서 그 선생님의 나이가 되어 보니 선생님께서는 마른 체격임에도 고혈압으로 시달렸던 것 같다.

지금 어디에 계실까? 내가 유명해졌다면 벌써 찾았을 텐데... 너무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제자가 선생님을 그리워하고, 늘 감사한 마음을 품속에 끌어 안고 살아가고 있는 걸 아실까?

어디에서 살고 계시던 꼭 건강하고 그 시절 단발머리였던 아이가 해마다 스승의 날이 되면 선생님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물론 기회가 된다면 중학동창회에라도 참가하여 이제라도 선생님을 찾아 뵙고 싶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알고 있는 중학친구는 순희와 미라뿐이죠.

순희는 찾았고, 미라는 훌륭히 성장하여 대학교수로 가끔 매스콤에서 얼굴을 볼수 있으니

그 친구를 만나면 아마도 선생님 소식을 알 수 있겠지요.

권영목 선생님, 키 크고, 자상하고, 긴 손으로 수학 판서를 하던 선생님의 모습이 참 그리운 오늘입니다.

선생님, 그 시절 저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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