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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남대문 시장은 나에게 엔톨핀을 준다.

오랫만에 남대문시장을 걷는다.

날씨가 쾌청하니 사람들이 많이 시장에 나와 있다. 길 거리에서 떡을 먹기도 만두를 먹기 김이 모락모락나는 가게에 줄을 서서 있다. 얼머나 맛있기에 저렇게 줄을 서서 있는 걸까?

그 줄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상당히 있다.

노년에 일본어를 배워서 관광객 상대로 노닥거려나 볼까?

아들 말처럼 세상에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정작 나는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극한 상황에 있는 것이다.

컨먼플라자에 오랫만에 들렀다. 이 곳은 오후 1시에 문을 닫기에 나는 이른 시간 이 상가를 방문하기란 좀 어려움이 있기에 사람들이 좁은 길을 꼭꼭메우고 있다. 거기 서 있는 사람들 모두가 나름의 패션을 이루고 있음에도사람들은 더 갖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옷 구경을 하고 하고 있다.

나는 옷을 사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사람들의 표정과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하고 있다. 나름의 아름다움을 위해 애쓰는 여성들을 보면서 그 시장통 속에서 가끔 남자가 아내의 손을 잡고 같이 시장을 보는 풍경을 발견한다. 참 기이하기도 하고 또 그들 부부의 금술이 부럽기도 하다.

아내를 예쁘게 하고 미소 짓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다시 길가의 노변에 앉아 장사하는 사람들을 본다.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람, 성이 나서 성을 내고 있는 사람, 장사꾼과 실라이를 벌이고 있는 사람, 연신 일본어를 읇저리며 호객을 하는 젊은 남자 상인들 등등 남대문에 가면 나는 도깨비 시장에 들러서 호두, 잣, 베이컨, 영양제 등등을 사고 또 남대문시장의 별미인 지하 음식점에서 횟덮밥, 비빔국수, 상인에게 배달하는 음식점 음식 먹어보기 등의 잔 재미가 있다.

시장 골목 골목의 작은 풍경들도 재미있다.

내가 시장을 찾는 이유는 많은 사람의 열기를 느낄 수 있고,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거드럼을 피우지 않는다. 단지 물건과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 사람의 외양을 좌우 하지는 않는다. 단지 물건과 가격이 있어서 그것이 맞는 사람들이서로 교환을 하는 풍경인 것이다.

물물교환 같은 풍경이다.

물건의 가격은 있고, 물건은 그 물건을 살 주인을 기다리는곳이다.

나는 간식거리와 소시지를 오늘은 사 들었다. 아들과 맛난 소시지 빵과 우유를 먹기 위해서다. 봄나물도 이제 물리고, 회덮밥도 물리고, 돼지고기 삼겹살 먹은 것도 질리고, 이런 때에 간단한 빵이 등장한다. 나야 묶은 무 김치로 요맘때 인맛을 찾는다.

시장 구경을 마치고 친구를 만나 커피점에 앉아 있다.

친구와 나랑은 대학시절 서울시 전역에 있는 근사한 카페를 찾아 다니던 기억이 있다.

그때 그시절의 카페와 요즘 카페는 너무나 다른 느낌이다. 정중한 웨이터의 서비스가 있던 그 시절 커피 값도 저렴했고, 대학생 용돈으로 가능했는데 요즘 카페는 셀프에 환한 조명에 그다지 편안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불편함을 모르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런 카페 문화가 싫다.

정말 내 집보다 더 편안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잠시 머리를 쉬고, 맛난 커피와 디저트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나는 좋다. 적어도 조명과 카페 분위기와 그리고 무엇 보다 친절한 서빙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 바로 "나, 대접받고 파." 그것이다.

음악도 천편일류적인 것이 아닌 그 카페만의 음악이 그립다.

그래도 요즘은 도자기 컵을 선택할 수 있어 그 정도로 만족을 해야 하나?

왜, 이렇게 불편한 카페가 체이점이되고 잘 되는 걸까? 이런 카페가 안돼야 예전의 편안하고 친절한 아나로그 방식의 카페가 많이 만들어질 텐데.

나도 이제 나이를 먹었나 보다.....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 오는 길 보따리가 많다.

사실 쇼핑백을 들고 있는 내가 정말 우리나라 조선 보따리를 들고 있다면 어떨까?

하는 사상을 하니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우리나라 보따리는 정말 너무나 멋진 발명품이라고 생각이 든다.

모양과 형태에 관계엇이 모두 다 쌀 수 있고, 문양이 있어 패션 아이템이 된다.

거기다 친 환경적이다.

나는 시장에서 보따리를 이고 있는 조선 여자를 상상한다.

그 조선여자들이 다 어디에 가고

불편한데 그 불편함을 모르는 불감증에 있는 우리 문화가

오늘 따라 질리기 때문에 나는 가끔 시장에 나가서 제대로의 숨을쉬고 돌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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