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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급 발진 방문

깜짝 방문,

금요일 밤은 내가 가장 무장 해지가 되는 날이다.

그런 날, 이후

토요일 아침은 참 내가 봐도 아니다 싶을 만큼 집안은 어지럽혀 있고,

상당히 어수선하다.

아마도 토요일 아침, 누군가 나의 집을 방문한다고 하면 한주 전 예약이 아니면 거절을 할 수도 있다.

 

아들도 어쩌면 못 올 것 같다고 하기에

나는 늦은 새벽에 잠이 들었고, 역시나 아들은 이른 아침 9시에 들이 닥쳤다. 자식에게 맛난 것을 먹이고 싶은 엄마 마음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

온다고 지금 출발한다고 말이라도 했다면 아침 준비를 해놓았으련만....

 

아침 잠도 채 깨지 못한 나를 배려하여 김밥을 사들고 들어선 아들을 보면서 그저

미안한 마음이 든다. 밥을 미리 해 놓으면 안 먹고, 해 놓지 않은 날은 들이 닥치고 참 안 맞는다.

그러나 아들의 고운 마음을 알기에 급히 김밥을 접시에 담고, 훈제 연어를 썰어 놓고 원하는 라면을 끓여서 아침 밥을 내 놓는다.

아들이 맛나게 음식을 먹더니, 이제 잠을 자겠다고 한다.

 

아들이 잠을 청하면 나는 동네 근처에서 2시간정도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 길은 참 조용하고 강 바람은 싱그럽다. 비가 내린다는 뉴스 덕인지 정말 사람이 없다.

조요한 강 바람과 간혹 스치는 자전거 대열들 그리고 야구장의 시원한 공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언젠가 유성에서 본 물고기와 백로의 치열한 모습을 보았기 요사이 나는 강가의 물고기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 것 같다.

 

고고한 모습의 백로는 사실 먹이를 찾기 위해 물에서 물고기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이고, 물고기는 호흡을 하기 위해 잠시 몸을 내놓다가 그만 백로의 부리에 물리는 것이다. 특히 비가 오려는 날 물가의 고기는 물 밖으로 그림을 그린다.

아마도 그들이 좋아하는 날인가 보다.

오늘도 자전거를 타면서 백로와 물 여울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살아있기에 모두 애쓰고 있는 모든 생명체의 숙명을 느끼면서 말이다.

 

가끔 자전거를 타면서 한주에 한번은 타야지 하면서도

한달에 한번 시간내기가 어렵다.

늘 핑계는 "너무 피곤해!"라는 말을 하고,

그냥 집에 머물거나 친구와 수다를 떨기 위해 카페에 앉아 있곤 한다.

늘상 주말마다 운동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참 존경스럽다. 나도 올 봄에는 운동을 열심히 해야 건강을 유지 할 수 있을 텐테. 어쩌다  내 소임을 다 하려다 보니

정작 내가 운동할 시간은 없다.

 

다, 그만두고 철저히 이기적으로 살아야 하는 건가?

급 발진적인 사고가 내 머리 속을 맴돈다. 아니다. 틈틈히 실천할 수도 있는데 늘 핑계로 일관하는 내가 안스럽다. 문 밖을 박차고 나가면 저절로 운동이 되는데, 자꾸 몸은 누워 있기를 희망한다. 그래 오늘도 좀 쉬자. 어젠 많이 운동을 했으니....

아무래도 운동 친구를 만나서 그 친구와 더불어 한다면 쉽게 운동이 될 것 같다.

혼자서 실행하려니 시행착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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