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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봄날은 좋은 사람과 마음을 나누고

너무 신세를 진 분이 있어 그 고마움을 전달하고자 쇼핑센터를 기웃거려도 마음에 차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문득 누군가 봄  꽃분을 선물 받고 보니 "아,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어 바로 점심을 거르고 인접 화원으로 향했다.

 

이른 봄, 화원 안은 정말 그 습함 속에 꽃 내음이 은은히 있어 모처러 꽃 샤워를 하는 기분이었다. 커다란 심비디움고 커다란 화분의 선정적인 뎀프레 그리고 여러 잎새를 보는 실내 나무들이 있었지만 나는 너무 큰 것은 그렇고 사무실 책상 한편에 놓기에 좋은 양란을 사기로 결정하였다.

 

커다란 입매보다 단아한 입매의 꽃을 그리고 화분을 놓았을때 밉지 않는 화분의 색을 골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분이 예쁘지 않으면 탈락, 꽃이 너무 선정적이면 탈락 등등 나의 마음의 미 잣대로 꽃 하나를 선정하였다.

가격은 예상대로였고, 단지 배달료가 문제인데 아 또한 내 고마움을 전달할 수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은다.

 

가끔 지하철에서 꽃다발이나 난 화분을 든 배달 노인을 보면서 그 꽃을 받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도 했는데 오늘 꽃 사서 보내고 돌아오는 마음이 참 행복하다. 일상 생활에 찌들어서 상쾌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지 못했던 내가 은인 덕택에 잠시 기분 좋은 꽃 감상을 하였다.

 

해마다 봄이 오면 꽃시장에 들러 꽃을 심던 나의 아버지의 영향으로 나는 봄 꽃시장에 늘 나간다. 올해도 주말에 꽃 시장에 들러 노란 수선화와 히야신스를 좀 살까 한다. 친구와 더불어 꽃 내음도 맡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어야겠다.

산다는 것이 너무 각박한 요즘, 나라도 한 걸음 늦은 삶의 자세를 유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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