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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숨 막히는 일상/2006년 9월 13일

오늘은 하루 종일 밖으로 튕겨 나가고 싶었다.

그냥 일상 너무 숨이 막혀 왔다. 출근을 서두르는데 갑자기 아들이 숙제를 하지 않았으니 선생님이 사인을 받아 오란다. 나도 어렸을 때 선생님에게 매도 맞고 숙제를 하지 않아서 아침 일찍 다른 친구들의 숙제를 베기 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의 이런 일이 두 번째이고 보니 화도 나고 걱정도 앞선다. 5학년이 되었으니 이제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야 할텐데.

 

아이 문제로 하루 종일 우울하고 힘이 빠져 있다. 오후 쯤엔 입술이 부르트고, 얼굴에도 무언가가 돋아나고 있다. 지난 일요일 시야가 좋아서 근교 검단산에 올라서 자연에 동화되어 있다 왔는데 그 후유증일까?

 

왼쪽 무릎이 약간 뻐근한 게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그동안 산행을 하지 않은 탓인 것 같다. 이제 주말에는 부지런히 등산 및 산책을 꾸준히 해야겠다.

 

막상 하루를 밖에서 돌다 집에 돌아와 보니 아이는 전혀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로 돌아와 있다. 단지 심약해진 나만 하루 종일 꿀꿀하고 우울한 하루를 보낸 것 같다. 상처받지 말고 허허실실 작전을 펼치자.

 

숨 막히는 것은 내가 자초한 일이다. 그냥 호흡하고 유쾌해지려고 노력하자.

미리 걱정하지 말고 일상 일상으로 받아 들이자!

너무 심각하지 않기를  나 자신과 약속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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