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치 사상 최저…유로당 1.4달러 눈앞

달러가치 사상 최저…유로당 1.4달러 눈앞

전문가 "달러약세 1년정도 지속될듯" 재경부 환투기 일면 적절한 대응조치

◆ 美 금리 0.5%P 전격인하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8일 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한 가운데 시카고상품거래소(CMEX) 트레이더들이 객장에서 금리 인하에 따른 상품 가격 상승 기대감에 환호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달러 가치가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달러화 약세로 원화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 금리 인하가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매도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당 달러 환율은 1.3984달러로 전날(1.3868달러)보다 0.0116달러 상승(가치 하락)했다. 이는 지난 13일 기록한 사상 최저(1.3886달러) 기록을 다시 경신한 것이다. 달러화는 올 들어 유로화에 대해 5.5% 하락했다. 달러화는 캐나다달러에 대해서도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값은 전날보다 4.0원 급등한 926.7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원화값은 전날보다 3.7원 오른 927.0원으로 출발해 달러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장중 925.0원까지 치솟았다. 엔화 대비 원화값은 한 달 만에 100엔당 700원대로 올라섰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달러화 매도세가 촉발됐다"며 "이날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인 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원화값 상승세는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안병찬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이날 "달러화 대비 원화값에 상승 압력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록 재정경제부 제2차관 역시 "당분간 원ㆍ달러 환율이 하방경직성을 유지(달러화 대비 원화값 상승 폭 제한)할 것"이라며 "환투기 등 지나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적절한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동결 소식이 전해진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이날 달러ㆍ엔 환율은 115엔대에서 거래돼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정책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환율트레이딩 회사인 루시인터내셔널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전략가는 "금리 인하 폭이 예상보다 컸다"며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달러는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도 "달러 가치가 앞으로 1년 정도 하락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달러 가치의 큰 폭 하락은 막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멜론은행 글로벌마켓그룹 전략담당 이사인 사마르지트 샹카는 "미국 경제 성장률이 부진한 데다 금리까지 낮아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확실해지고 있다"며 "달러 가치가 유로당 1.40달러까지 떨어지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주일 안에 1.40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클리포드 베넷 손레이캐피털마켓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달러 가치가 지금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것은 경기 급랭 조짐을 감지했기 때문이며, 이는 결코 달러에 긍정적인 재료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엔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미국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책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가를 인용해 증시 랠리로 투자자들이 저금리의 엔화를 팔아 고금리 자산을 매입하는 캐리 트레이드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고 19일 보도했다. 캐시 리엔 포렉스캐피털마켓 수석투자전략가는 "달러가 추가 하락하고 증시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캐리 트레이드는 더 거세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은아 기자 / 고재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