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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랑 나눔

글쓰기/사비로 <계속 쓰기>

창작 과정에서 실패와 불완전성은 "자기 발견과 성장의 핵심 도구"이다. 

미국 작가 샤피로에 따르면,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실패를 통한 몰입"이다. 종이는 쓰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반사되는 거울이며, 이 과정에서 실패가 자유를 준다고 본다. 샤피로는 사뮈엘 베케트의 문장 "시도했고, 실패했다. 상관없다. 다시 하기. 다시 실패하기. 더 잘 실패하기"를 인용하며 거듭되는 실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쓰는 사람에게 실패는 좌절이나 중단된 상태가 아니라 "가장 정직한 나 자신의 상태"를 의미한다. 불완전한 문장 앞에 오래 머무름으로써 자신을 마주할 수 있으며, 방향을 잃어야만 아직 도착하지 않은 자신을 만나게 된다.바닥으로 내려가야만 더 밝아진다는 것이 창작의 역설이다. 

배우 박중훈도 이와 같은 관점을 공유하며, "실패한 작품이 날 키워줬다. 어느 것 하나 그냥 헛된 경험이 없다. 실패를 통해서 배웠고 성공을 통해서 영광을 누렸다"고 말한다. 뮤지컬 프로듀서 신춘수도 "제가 흥하고 망하는 것에 별 두려움이 없어요"라며 과정에 충실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결국 창작에서 실패와 불완전성은 "성취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을 마주하고 깊이 있는 작품을 만드는 본질적 조건"이다.

아래 글은 매일경제 김유태 기자 ink@mk.co.kr/2026-01-09  기사 발췌글임.

"작가에게 종이는 거울이다. 내면 풍경이 저 거울에 비친다."

1962년 미국 뉴욕 출생의 유대인으로 '가족사' '흑백' 등을 쓴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대니 샤피로의 에세이 '계속 쓰기'는 잠언으로 가득하다. 어느 장부터 펼치든 무방하다. 쓰는 일을 사유하는 저자의 모든 문장이 전부 맑기 때문이다. '쓰는 일'에 대한 고독과 기쁨이 포개지는 이 책을 읽다 보면 문장과 문장 사이에 눕고 싶어진다.

저자는 우선 종이를 '거울'로 비유한다.

쓰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종이라는 거울에 반사되기 때문이어서다.

이 거울을 들여다보기 위해선 '자기만의 방'이 필요한데, 그 방의 모습이나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 한잔의 커피가 놓인 커피숍이든 주방에 놓인 테이블이든, 그저 자신의 내면으로 걸어들어 갈 몇 뼘의 공간이면 충분하다. 낭비 없는 그저 몇 뼘의 공간. 


"종이는 당신의 거울이다. 당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 거울에 비친다. (중략) 자기만의 방이기만 하다면 그것이 어떤 형태건 어디에 있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샤피로에게 글쓰기는 무한을 여는 창문이었다. 글쓰기는 유한한 삶 뒤에 가려진 투명한 장막을 여는 힘과도 같다고 그는 쓴다.

물질로서의 책상과 정신적인 책상을 오가면서 작가는 '나'를 이해하고 또 세상을 이해하게 되는데, 창밖을 들여다보면서 우리는 존재의 한계를 넘어 무한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만의 질서와 대면한다. 
"글쓰기가 나를 그곳으로 데려다주었다. 나는 나 자신을 이해하려고 애를 썼다. 글쓰기는 내게 무한으로 열린 창을 보여주었고, 혼란 속에서 질서를 찾게 했다."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고 샤피로는 이야기한다. 모두가 주지하듯이, 글쓰기는 정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 아니다. 글쓰기는 우리 자신을 스스로 몰입하게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실패'다. 실패를 위한 몰입이 자유를 준다.

샤피로는 사뮈엘 베케트의 문장 "시도했고, 실패했다. 상관없다. 다시 하기. 다시 실패하기. 더 잘 실패하기"란 문장을 책에 인용하면서 거듭되는 실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꺼이 실패해야 한다. 한 번만이 아니라 자꾸만, 평생을."

쓰는 사람에게 실패란 좌절이거나 중단된 상태가 아니다. 저 실패는 '가장 정직한 나 자신의 상태'의 다른 말일 것이다. 방향을 잃어야만 아직 그곳에 도착하지 않은 나 자신을 만나게 된다. 무너지면, 더 깊이 내려갈 수 있으므로 우리는 실패해야 한다. 성취를 위해 쓰는 삶, 더 많은 '생산'을 위해 쓸 수는 없다. 불완전한 문장 앞에 오래 머무름으로써 나를 마주할 수 있다. 바닥으로 내려가야만 더 밝아진다.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