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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하루하루 버티기

눈물을 흘려본지 너무 오래 되었다. 마음에 돌 덩이가 내려 앉아 있듯이 꾹꾹 누르는 그 돌의 무게감으로 나는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다. "뭐가 문제니?"라고 물으면 딱히 큰 문제도 없다. 나날의 일상이 반복되고 있고, 단지 내가 하루하루 늙어 가고 있다는 사실 외에는 문제가 없다.

나는 안다. 어제 같은 오늘이 가장 큰 행복임을 말이다. 그러나 마음 속 깊이에서는 울컥울컥 목울 대를 흔들 때가 있다.나는 볼 일을 보고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의 표정을 읽어 본다. 저들은 행복한 걸까? 사람은 왜 살아가는 존재일까? 생명의 주인은 누구이지? 천지간에 혼자가 되어 본 나는. " `나' 라는 존재가 과연 온전히 나 자신일까?"라는 질문을 던저 본다. 나는 하나의 사람이지만 나를 구성한 관계에 의해서 만들어진 홀로그램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눈을 뜨면 나는 철저히 나이다. 그러나 관계 속에서는 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의무과 책임 등등이 나를 소박하고 나를 지배한다. 천진무구한 간난이 조차도 관계 속에 있다.  관계를 벗어난 이들이 수도자, 자연인,  방랑자, 여행 등이 아닐까? 나는 때때로 타인머신을 탄다. 소시적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소시적 추억의 장소를 찾아가기도 한다. 나라는 존재가 잠시 있었던 그 공간과 그 관계에서 때때로 편안함을 느낀다.

미술관에 가고 싶다는 바람이 최근 몇번이고 머리 속엔 떠올랐으나, 실행에 옮겨지지 않는다. 젊은 날의 추억의 장소인 과천 국립미술관에서 일주일을 살아 보고 싶다. 짧은 몇 시간으로는 의미가 없어서 그냥 포기하는 것이다. 시간의 제한도 없고, 그 장소에서 하늘도 그림도 사심없이 바라보고 싶다. 마음이 허할 때는 산책을 해야 하는데 요사인 너무 더우니 그것도 선듯 내키지 않는다.

주말엔 대림동 차이나타운 아니 조선족 타운을 구경이나 해 볼까? 그럼 누구랑 가지?

 

 

바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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