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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살아 있음으로 해서

아는 지인이 큰 수술을 하였다는데 나는 문자로만 그를 방문하고 있다. 내가 많이 아펐을 때에 그 무엇도 위로가 되지 않았음을 알기에 어차피 홀로 그 무게를 감당하고 그 의미를 깨닫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너무나경황이 없어서 자신 조차도 자신의 일이 남의 일인 것 같았던 그 황망함을 알기에....

지난 밤 몹시 바람이 불었는지 길가의 나뭇잎이 어지럽게 떨어져 있다. 간밤 나는 내내 잘 잤다. 오랫만에 숙면을 취하고 나니 내가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가 보인다. 그동안 약 기운으로 혼미하여 기력이 없었는데 날도 화창해지고 태양이 다시 반짝이니 나도 한번 반짝거리고 싶다. 이른 아침 햇살을 받은 나뭇잎처럼 나도 반짝거리고 싶다. 내 마음의 광합성이 되었는지 오늘은 감기 기운도 좀 나를 봐 주는 것 같다. 

미래는 감기로 사람들이 죽는다고 하더니 이번 감기는 무려 3주이상 나를 혼미하게 만들었다. 가까이 나를 위해 여러 사람이 걱정을 해 주니 더 더욱 빨리 쾌유를 해야 했다. 어르신들이  염려하지 않게 말이다. 늘 채여주고 도닥거려 주는 참 고맙고 고마운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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