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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번잡할 때는 순위를 먹여서 처리하자

아들의 친구 아버지의 부고를 어제 들었다.

태풍 때문인지 아침에는 습하고 부덥더니 오후에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퍼 붇는다. 아들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핸드폰을 보니 11시 30분경 아들로부터 전화 1통이 있었다.

 

최근 들어 내가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에 너무 집중한 것일까? 아니면 나름의 일을 하기 위해 긴장되어서 일까? 걸려왔던 전화 그리고 문자, 카톡을 내가 시간이 있을 때 보다 보니 종종 참 거만하다는 말까지 듣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과거 보다 바쁜 것은 아닐텐데 내 마음이 바쁜 것일까? 아니면 내가 하는 업무가 너무 많아서 일까? 습관적으로 남보다 한 두시간을 남아서 일을 하다 퇴근을 한다.

 

마치 중고생시절 한자라도 더 배우고 익히기 위해 걸으면서도 암송을 하던때처럼 요즘 내 생활이 그렇다. 몸만 자라 있지 내 성격은 그대로 인것 같다. 남에게 지적 당하는 것, 꾸중을 듣는 것, 원망이나 비난을 듣는 것 등등 나의 자존심을 헤치는 일을 나는 원하지 않고 또 그런 일이 발생하면 나는 오래도록 아파해 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가능한 좋은 것이 좋다.", "가장 최선이 무엇인가?"를 늘 생각하고 가장 먼저 선택한 것, 일순위 일을 먼저 처리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3,4순위로 밀린 일이나 사람은 좀 섭섭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내 자신의 만족도는 높다. 왜냐, 나는 그 일을 처리함으로 마음의 짐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지난 주부터 매미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는데 금주 들어서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고즈넉하고 부드러워졌다. 아마도 지난주 극악스런 울음은 종족을 보존하고자하는 본능적인 생명을 건 울음이고, 금주 울음소리는 짝을 찾기 위해서는 본능보다는 좀 더 세련된 여유를 체득해서 일까? 곤충의 생활은 알 수 없지만 내 마음 탓일까?

쓰르라미의 긴 여운의 노래소리가 여름 무더위에 여유를 불어 넣어 주는 것 같다.

 

새로운 8월이 시작되는 첫날이다.

2014년 갑오년 상반기는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길고 나름 보람찬 기간이었던 것 같다. 나이를 먹으면서 깨달아 가는 것들이 참 많다. 작은 것에 감사, 나를 주변에서 도와 주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 매일 아침 출근길 통로를 청소해 주는 사람에게 감사,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신문을 배달 아주머니, 아침 방송진행자, 내 주변 그리고 오늘 속에 나와 같이 공존하는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여름, 피서 보다는 피정을 떠나고 싶음이 간절하다.

젋은 날 내 영혼을 깨워주었던 피정 그리고 사람들이 참 그립다. 

우리 서로 그 장소와 사람은 잊었지만 내 안에 살아있는 생각들의 조각 조각의 단상들을 그리고 그동안 잊고 있던 감사한 사람들에 대한 순위를 먹여 한번쯤 안부전화를 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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