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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호흡에 집중하라/2005년 9월 7일

수술은 5시간 이상 걸렸다고 한다. 병실에서 사전에 환자 선배들로부터 교육을 받아 마취에서 깨면 가스를 뽑아내기 위한 호흡에 집중하라고 했다. 마취에서 깨어나니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그래도 수술 후 링겔을 꽂고 호흡에 정신을 집중하다 보니 하루가 지나갔다.

 

조직 검사 결과가 나와야 되는데 의견이 분분하다. 항암주사 없이 치유가 되면 좋겠는데, 의사 선생님들의 고매한 뜻을 따를 수 밖에 없다. 유방암 환자 중에 낯이 익은 여성분이 한분 계셔서 그녀의 신분이 궁금하다. 예쁜 미소와 넉넉한 미소 그리고 자애와 평화가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고요한 정적과 깊은 기품을 배운다.

 

"고결해지자!"

 

"기품 있게 늙어 가자!"

 

"사는 동안 만이라도 아름답게 살다가 죽자"

 

아들 냐석이 참 많이 보고 싶은 날이다. 항상 아들의 뒤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으로 그애를 지켜 주고 싶었다.  오늘은 친정 아버지께 미안하고 죄송하다. 못난 딸을 위해 노구의 몸을 이끌고 수술시간 내내 서성거리셨다고 한다. 아버지도 대장암 환자이신데, 그놈의 새끼가 뭔지. 아버지께 평화가 충만하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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