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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랑 나눔

★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박완서

★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박완서/시냇가에심은나무

이 책은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천주교 <서울주보>에 게재한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처음, 영세를 받으며 예수님이 자신을 따르겠다고 약속하는 자녀에게 큰 복은 못 주시더라도 재난이야 주실까, 하는 은근한 생각을 했던 저자는 신 자가 된 후에도 여전히 자신 앞에 놓이는 재난과 고통 앞에서 피할 수 없 는 물음을 던진다. 그야말로 아빠에게 투정을 부리고 대들기도 하며 어른 이 되어가는 소녀처럼 저자의 묵상을 통한 믿음에 대한 물음은 이어진다.

저자는 세상의 빛이 되고 소금이 되라는 성경 말씀에 제 몸을 숨기거나 태워야만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는 빛과 소금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옳은 것을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또한 새로 이사 온 예 수를 믿는 집 사람들이 이웃에게서 받은 고사떡을 쓰레기통에 버린 일을 보고는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하며 일상의 삶과 유리된 신앙에 대한 비판을 넌지시 던지기도 한다. 공평한 분배의 손길과 부패되지 않고 소금이 될 것을 박완서는 요구한다. 이처럼 지극히 현실적이고 솔직하며 일상 가까이에 존재하는 인간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옳고도 아름다운 당 신의 존재를 밝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글들은 말이나 교리만 앞세우는 기 존의 신앙고백들과는 다른 깊은 울림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믿음을 가지 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그 나름의 의미와 깨달음을 전해주는 것이다.

저자는 열심히 살았으나 삶에서 그 보상을 받지 못했던 동창생의 죽음 앞 에 하느님에게 극심한 분노와 의혹을 드러내며 추궁하기도 하고(「들어가 지 않고는 나올 수도 없는 문」), 인간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찾아오 는 계절과 자연의 변화 앞에서 최초로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경이를 느 끼기도 하며(「최초의 경이」), 하느님이 정하신 섭리와 삶과 믿음의 조화 로움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우리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책을 읽으면, 우리는 신이란 우리 곁에 늘 존재하는 정의이고 바른 것의 상징이며 모든 것이 그러해야 하는 상태로 존재함을 의미하는 것처 럼, 신앙이라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에서 동떨어져 외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과정의 일부임을 일깨워준다.

하느님과의 고요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고백, 감사, 찬미, 간구의 묵상을 모은 이 책은 「우리 안에 공존하는 동방박사와 헤로데」,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아빠라고 부르고 싶은 주님」 등 종교와 인생의 참 된 길을 보여주는 아흔네 편의 ‘말씀의 이삭’을 전한다.

박완서는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나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1950년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6.25 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했다. 마흔 살 때 인 1970년〈여성동아〉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창작 활동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한국의 현대소설을 대표하는 빛나는 작품들을 끊임 없이 발표했다.

이 책은 본 재단 녹음도서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 9802번으로 제작되어 대출되고 있다.

박완서의 작품으로는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1976) 『엄마의 말뚝』 (1982) 『미망』(1990) 『너무도 쓸쓸한 당신』(1998) 『아주 오래된 농 담』(2000) 등 다수가 있고, 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 민국문학상(1990) 이산문학상(1991) 중앙문화대상(1993) 현대문학상 (1993) 동인문학상(1994) 대산문학상(1997) 만해문학상(1999) 황순원문학 상(2001) 호암상(2006) 등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서울대학교 명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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