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베스트셀러 ‘어린왕자’의 탄생비화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이야기는 과연 어떻게 탄생했을까. 문학평론가 김화영이 펴낸 <어린왕자를 찾아서>(문학동네. 2007)에서 그 답을 구할 수 있다.
책에 따르면, 어린아이들을 위한 콩트를 쓰겠다는 생각은 생텍쥐페리의 발상이 아니었다.
1942년 초, 뉴욕의 어떤 식당에서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 점심 식사 도중 생텍스가 냅킨에다가 장난삼아 끼적거린 그림을 본 출판인. 그에게 무엇을 그리느냐고 묻자 다음과 같은 답이 돌아왔다.
“별거 아녜요. 마음속에 담아가지고 다니는 한 어린 녀석이지요.”
그림을 유심히 들어다본 출판인은 생텍스에게 ‘이 아이의 이야기를 어린이용 책으로 쓰자’고 제안했다. 훗날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 독자까지 사로잡은 동화는 그렇게 우연한 계기에서 출발한 것이다.
<어린왕자>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는 또 있다.
생텍쥐페리는 아내 콘수엘로에게 보낸 편지에서 책이 그녀를 위해 쓰여졌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알다시피 장미는 바로 당신이야. 내가 당신을 항상 돌봐주지는 못했지만 나는 늘 당신이 예쁘다고 생각했소.”
이에 대해 김화영은 “책은 물론 픽션인 만큼 작가의 실제 경험을 그대로 반영했다기보다는 훨씬 더 보편적이고 복합적인 상징성을 지닌다고 보아야 마땅하다”며 “그러나 ‘어린왕자’에는 분명 작가의 아내에 대한 화해와 사랑의 약속이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일례로 어린왕자가 장미꽃을 남겨두고 자신의 별을 떠나오는 과정을 들 수 있다. 이는 당시 이들 부부가 전쟁으로 인해 유럽과 미국으로 헤어지게 되었던 정황을 연상시킨다.
김화영은 주인공이 지구에서 다른 장미꽃들을 만나게 되는 장면에 대해서도 색다른 해석을 내린다.
바로 생텍쥐페리가 결혼한 뒤 많은 여성들과 갖은 애정 관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의 곁에는 아내 외에도 내밀한 친분관계인 여성들이 있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여성 애독자와 추종자들이 ‘화려한 꽃밭’을 이루었다고 한다.
하지만, 생텍쥐페리는 진정한 사랑은 아내 하나임을 깨달았고 이를 작품 속 주인공의 입을 통해 고백했다.
“만약 누군가 수백만 수천만 개나 되는 별 중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꽃을 사랑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바로 그 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행복해질 수 있는 거야. 속으로 ‘저기 어딘가에 내 꽃이 있겠지.....’하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어린왕자를 찾아서>에는 이외에도 비행사로서의 생텍쥐페리, 환유체계로서의 <어린왕자>가 지니는 문학적 의미 등이 풀이돼있다. 저자 김화영이 직접 번역한 <어린왕자>(문학동네. 2007)도 동시 출간됐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
[고아라 기자 rs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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