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당신은 어떤 책을 읽었나요
21세기가 동 튼 2000년부터 2006년 말까지, 책방에 간 한국인은 주로 경제경영서·블록버스터 소설·자기계발서·학습 만화·TV에 소개된 책·영어 교재를 샀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소장 한기호)는 25일 단행본 ‘21세기 한국인은 무슨 책을 읽었나’를 내고, 21세기의 첫 7년간. 100만부 이상 팔린 책 60종을 소개한다. 가장 많이 팔린 책은 각각 2000만부 이상 팔린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문학수첩)와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나출판사)였다.
◆블록버스터 외국 소설에 밀린 한국=‘해리포터 시리즈’가 블록버스터 외국 소설의 대표 선수다. ‘다빈치코드’(대교베텔스만·340만부), ‘반지의 제왕’(황금가지·180만부), ‘오페라의 유령’(문학세계사·100만부)이 같은 계열이다. 90년대까지 베스트셀러 순위를 꽉꽉 채우던 한국 소설은 이제 세(勢)가 밀리는 형국이다. 밀리언셀러가 된 한국 소설은 ‘상도’(여백·300만부), ‘한강’(210만부·해냄), ‘가시고기’(밝은 세상·170만부), ‘국화꽃 향기’(생각의 나무·120만부) 등 네 종뿐이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학습만화들=‘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이 분야 대표 주자다. ‘서바이벌 만화과학상식’(아이세움·530만부), ‘만화 삼국지’(아이세움·300만부) 등이 비슷한 예다.
◆밀리언셀러 4종 중 1종이 실용서=전체 60종 중 10종이 자기계발서였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황금가지·310만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진명·200만부) 등이 대표적인 자기 계발서다.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사회평론·200만부) 등 영어 교재 다섯 종도 밀리언셀러에 들었다.
◆TV에 나온 뒤 많이 팔린 책=뜬금없는 예도 좀 있다. 가령 독일에서 37년 전에 처음 나온 아동문학의 고전 ‘모모’(민음사·110만부)는 인기 TV 드라마에 등장한 뒤 다시 밀리언셀러가 됐다. ‘연탄길’(삼진기획·300만부), ‘봉순이 언니’(푸른숲·150만부) 등도 TV에 나온 뒤 많이 팔렸다.
◆진지한 책, 응달에 서다=도서평론가 이권우씨는 “우리는 일찍이 책 읽는 공동체를 만들지 못했고, 책 읽는 개인은 넓은 의미의 실용서만 찾았다”고 썼다. 실제로 위 네 부류에 들지 못하는 책들은 고전했다. 가령 인문·과학·예술·종교 서적은 한 권도 밀리언셀러에 들지 못했다.
◆다음 밀리언셀러는 어떤 책일까=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의 분석이다. 그는 “IMF 사태를 겪은 2000년대 초반의 한국인이 ‘살아남는 데’ 도움 되는 책을 붙잡았다면, 2000년대 중반 이후엔 ‘행복하게 사는 데’ 도움 되는 책에 손을 내밀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아름답게 늙는 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책 중에서 대박이 터질 거라고 한 소장은 내다봤다.
[김수혜 기자 goodluc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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