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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금융허브 경쟁서 소외된 한국

금융허브 경쟁서 소외된 한국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이코노미스트지가 최신호(9월 15일자)에서 세계의 금융허브 스페셜 리포트를 게재했다. 리포트는 세계 각국 간 허브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런던과 뉴욕이 1위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고, 아시아에서도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도쿄 두바이 뭄바이 등이 역내 금융허브의 정상이 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은 소형 금융허브로만 잠깐 소개되고 있을 뿐 별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가 금융허브 전략을 소리 높이 외치고 이를 추진하고 있지만 외국 시각에서 볼 때는 존재감이 미미하다. 글로벌 금융허브인 런던이나 뉴욕에는 못 미친다고 하더라도 동북아 금융허브로서도 세계의 주목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도쿄와 시드니, 신흥 개도국 관문 구실을 하는 홍콩과 싱가포르, 두바이 등에 뒤지고 있음은 물론 제네바(프라이빗 뱅킹), 취리히와 버뮤다(보험, 재보험), 시카고(선물, 옵션). 카타르(인프라스트럭처 금융) 등과 같은 도시에도 한참 뒤져 있다.

각국은 경제의 미래를 이끌 신성장산업으로서 금융산업을 육성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외국 금융기관을 많이 유치하는 것은 고소득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을 의미하며, 거액의 조세수입과 국제 비즈니스 네트워크 강화라는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 준다. 뉴욕과 홍콩은 도시 전체 조세수입 중 3분의 1을 금융 부문에서 충당하고 있고, 여타 소규모 도시들은 전체 일자리 중 태반을 금융산업이 제공하고 있다. 금융산업은 다른 한편에서 세계시장 통합을 통해 신축적인 유동성 공급을 가능케 하며, 금융센터 간 경쟁을 통해 거래비용 감소와 효율성 제고라는 효과도 가져다 준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 규모가 세계 10위권에 근접하고 있다. 그런데도 금융 부문 경쟁력이 형편없이 낮은 것은 한마디로 재경부 금융감독위원회 등 금융당국의 관치금융 행태와 겹겹의 규제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이 금융허브 경쟁에서 영영 낙오되지 않게 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실질적인 규제 혁파와 인재 양성, 세제 개혁 등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사막에 세워진 두바이가 세계 금융허브로서 런던과 뉴욕에 도전하고 있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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