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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빌 게이츠 MS회장의 제안

"현대차+MS, 차세대 카오디오 만들자"
한국에 4시간 반 머문 빌 게이츠 MS회장의 제안
콘솔게임 함께 개발해 MS 유통망 활용

오는 7월 은퇴를 앞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5시간가량 서울에 머물렀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국내 산업계에 의미 있는 족적 두 개를 남겼다.

현대ㆍ기아자동차와의 차량용 IT 제휴협력ㆍ차량IT혁신센터 건립 그리고 글로벌게임센터 설립이다.



◆ 차량용 IT 공동개발

= 자동차에 실리는 전장부품(전기가 흐르는 자동차 부품) 탑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전장부품 관련 기술이 완성차 품질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되고 있는 이유다. 자동차가 기계업종보다는 전자업종에 가깝다고 인식될 정도로 전자ㆍIT가 자동차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됐다.

김덕모 현대ㆍ기아차 부사장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생산하는 엔진, 변속기 등 기계부품 성능은 대동소이하다"며 "자동차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바로 차량에 적용되는 전자ㆍIT"라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일례로 동력을 얻기 위해 연료를 분사할 때도 분사량ㆍ분사 시점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컴퓨터 시스템이 고연비 달성과 자동차 가격을 결정하는 것처럼 자동차의 모든 부문이 IT와 연결돼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 융합으로 단순한 이동수단이었던 자동차가 신경(IT)을 가진 최첨단 전자제품으로 진화했다는 얘기다.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차량 한 대 가격에서 차량에 장착되는 전자시스템 가격 비중이 지난 2002년 12~13%에서 2010년에는 약 37%로 급증한다. 자동차 전용 반도체 시장도 2002년 126억달러에서 2010년에는 640억달러로 늘어난다.

현대ㆍ기아차가 지난 2년간 MS에 차량 IT 공동개발을 요청해왔던 이유다. 현대ㆍ기아차가 관심을 기울이는 자동차ㆍIT 융합기술은 인포테인먼트다.

기계공학 상품인 자동차에 반도체ㆍ네트워크ㆍ방송ㆍ통신 등 IT를 결합해 다양한 인포테인먼트를 강화한 미래형 IT 자동차를 개발해 2010년부터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양사가 첫 공동 개발할 자동차ㆍIT융합(컨버전스)상품은 휴대폰과 MP3플레이어 등 각종 휴대용 기기를 차량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차량용 오디오 시스템이다. 기존 시스템은 단순히 MP3 등을 차량에 연결시키는 정도에 머물렀지만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오디오 시스템은 실제로 음성으로 모든 휴대용 기기를 차량에 달린 기능을 통해 작동할 수 있다.

오디오 개발과 함께 내비게이션, DMB시스템 등에 사용되는 전용소프트웨어 개발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양사는 각종 인터넷 콘텐츠를 차량 안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텔레매틱스(차량 안에서 음성통화, 인터넷 정보검색, 이메일 등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 개발에도 나선다.

◆ 글로벌 게임허브센터 설치

= 한국게임산업진흥원과 MS가 공동으로 설립하는 `글로벌 게임허브센터`는 우리나라 대표 수출 상품인 게임 콘텐츠 부분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정부가 주목한 것은 MS의 XNA 기술이다. XNA는 MS의 콘솔게임 기기인 X박스360과 PC 게임을 통합해 개발할 수 있는 개발 툴(도구)이다.

이는 인터넷방송(IPTV)과 모바일 등 다른 기기로 확장도 가능하다. MS의 XNA 기술을 이용해 게임을 개발하면 하나의 게임으로 PC뿐만 아니라 콘솔게임기와 IPTV, 모바일 등 다양한 도구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최규남 게임산업진흥원 원장은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MS의 글로벌 퍼블리싱 능력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게임허브센터를 통해 온라인 게임과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다양한 플랫폼과 개발 전문 스튜디오를 갖춘 선진화된 시스템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봉권 기자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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