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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LS전선, 美전선회사 인수 초읽기

LS전선, 美전선회사 인수 초읽기
주당 45달러에 공개매수 제안…M&A 성공땐 세계 3위 도약

LS그룹이 드디어 대형 인수ㆍ합병(M&A)에 나섰다.

LS전선은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 슈피리어 에식스(Superior Essex)에 주식 공개매수를 제안했다고 11일 밝혔다.

LS전선은 주식 전량(1983만주)을 주당 45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며 슈피리어 에식스는 10일(현지시간) 긴급 이사회를 열고 LS전선 측 제안을 수용했다.

LS전선 관계자는 "다음달 1일부터 한 달간 진행될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50% 이상을 확보할 경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인수가 확정된다"고 말했다.

LS전선이 공개매수를 통해 슈피리어 에식스 지분 100%를 확보하려면 8억9235만달러가 소요된다. 이는 두산그룹의 밥캣 인수(49억달러)보다는 작지만 STX그룹의 아커야즈 인수(8억달러)보다는 큰 규모다.

LS전선이 최종 인수에 성공하면 계열사인 가온전선, JS전선까지 합해 매출이 6조6000억원으로 늘어 현재 전선업계 세계 7위에서 3위로 도약하게 된다.

미국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슈피리어 에식스는 지난해 매출액 29억9310만달러(약 3조원)를 기록한 전선 전문기업으로 78년 역사를 갖고 있다. 매출 규모는 LS전선(지난해 3조1644억원)보다 다소 작지만 핵심 분야가 다르다.

LS전선이 일반 전선을 중심으로 초고압 전력선, 광통신 케이블 등을 두루 생산하는 데 비해 슈피리어 에식스는 마그넷 와이어(권선)가 지난해 매출의 69%(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S전선은 지난해 자동차 모터용 권선을 자체 개발하기는 했지만 시장 진입이 더딘 편이었다.

따라서 이번 인수는 LS전선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LS전선이 인수에 나선 또 다른 배경으로는 미국 시장 진출 확대가 꼽힌다. LS그룹 고위 관계자는 "국내 전선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해외시장 확대 외엔 기업 규모를 키울 방법이 없다"며 "특히 변압시설이 노후화되면서 최근 교체 수요가 늘고 있는 미국 시장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일단 업계에선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슈피리어 에식스의 10일 종가는 44.1달러로 공개매수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주가가 지난 1월 18달러에서 최근 47달러대까지 급등했다는 점에서 차익실현을 위해 공개매수에 응하는 주주가 많을 것이란 관측이다.

서진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공개매수 가격도 비싼 편은 아니다"며 "지난해 슈피리어 에식스의 에비타(EBITDAㆍ세전 영업이익)는 1억6800만달러 수준으로 투자금 회수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LS전선은 이번 M&A를 위해 국내외 금융회사에서 7억5000만달러 안팎을 차입할 예정이어서 단기적인 재무 부담은 불가피해 보인다. LS전선은 올 하반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생기는 자회사 두 곳을 내년께 기업공개(IPO)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상장 차익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 <용 어>

마그넷 와이어 : 권선은 동이나 알루미늄 전선에 절연 물질을 코팅한 것으로 변압기, 모터, 자동차ㆍ가전제품 등에 주로 쓰인다.

[신헌철 기자 /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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