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에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람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삼남의 내리는 눈(1975뇬 만움사 출판)/ 고교시절

출처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참조
황동규(黃東奎, 1938년 출생, 시인, 영문학자로 황순원의 3남 1녀 중 장남이다.
생애
평안 남도 숙천에서 출생하였고 지난날 한때 평남 강동에서 잠시 유아기를 보낸 적이 있는 그는 훗날 평남 평양에서 잠시 자라다가 1946년 가족들과 함께 서울로 월남하였다. 서울대학교 영문과 및 동 대학원을 나왔다. 1958년 현대문학》에 시 〈10월〉,〈동백나무〉,〈즐거운 편지〉 등을 추천받아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한밤으로〉,〈겨울의 노래〉,〈얼음의 비밀〉 등의 역작을 발표했으며, 이러한 초기 시들은 첫 번째 시집 《어떤 개인 날》에 수록되어 있다. 이어 두 번째 시집 《비가(悲歌)》, 3인 시집 《평균율》을 간행하였고 《사계(四季)》의 동인으로 활약했다. 그 밖의 시집으로 《삼남(三南)에 내리는 눈》,《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풍장(風葬)》 『버클리풍의 사랑노래』,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 등이 있다. 1968년 현대문학신인상, 1980년 한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서울대 영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황동규 시집들.png
0.10MB

"이연승(1995), 〈黃東奎 시의 話者 硏究〉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학위논문(석사)) 1쪽 “황동규의 시는 전통적인 한국 서정시의 강한 편향성과 서정성에서 벗어나, 1950년대 이후의 현대시사 위에 독자적인 맥락을 형성한 것으로 보이며 독특한 양식적인 특성과 기법으로 인해 현대시의 방법적, 인식적 地平을 확대해 놓았다는 점에서 동시대 비평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그의 시를 평가하였다.
“세상 뜰 때/ 아내에게 오래 같이 살아줘 고맙다 하고/ (말 대신 손 한번 꽉 잡아주고)/ 가구들과는 눈으로 작별, 외톨이가 되어/ 삶의 마지막 토막을 보낸 사당3동 골목들을/ 한 번 더 둘러보고 가리.”(「그날 저녁」 부문)
콘크리트 바닥에 산나물 고추 생밤 내놓고 파는 할머니를 보고 작은 밤 한 봉지를 사고, 벤치와 나무를 지나서 약수터를 지나가다가 하늘에 돋는 샛별을 보기도 한다. 어떤 마음을 담은 맹세가 생각나기도 한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자신의 느린 걸음을 무심히 느끼면서도 내일이면 또 별이 뜨리라는 걸 알고 있다.

“지난가을/ 성긴 잎 미리 다 내려놓고/ 꾸부정한 어깨로 남았던 나무/ 고사목으로 치부했던 나무가/ 바로 눈앞에서/ 연두색 잎을 터뜨리고 있었던 거야./ 이것 봐라. 죽은 나무가 산 잎을 내미네,/ 풍성하진 않지만 정갈한 잎을./ 방금 눈앞에서/ 잎눈이 잎으로 풀리는 것도 있었어./ 그래 맞다. 이 세상에/ 다 써버린 목숨 같은 건 없다!/ 정신이 싸아 했지./ 머뭇대자 고목이 등 구부린 채 속삭였어./ ‘이런 일 다 집어치우고 싶지만/ 봄비가 속삭이듯 불러내자/ 미처 못 나간 것들이 마저 나가는데/ 어떻게 막겠나?/ 뭘 봬주려는 것 아니네.’”(「봄비를 맞다」, 2024년 부문)
시인이 된 것은 우연이었다고 세계일보 김용철기자와 만남에서 " 이날 마침 베토벤 음악이 흘러나왔고, 그와 친구는 베토벤 음악을 따라서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친구는 베토벤 음을 정확하게 소리를 냈지만, 그는 정확하게 불지 못했다. 발성 음치였다. 그는 그때 “눈물을 머금고” 작곡가가 되는 것을 포기했다. 대신 음악과 가장 비슷한 시를, 문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문학을 하겠다고 밝혔을 때 어머니는 의대나 법대 진학을 희망하고 강하게 반대했다. 다행히 아버지는 반대하진 않았다. “후회하지 않을 일은 뭐든 해도 좋다, 나같이 고생하지 말고 잘 살아라.” 시인 황동규의 원점이었다고 말했다.
“가만, 나도 모르게 세상 여기저기 찍어놓고 갈 물증을 지워버리고 살게 됐어./ 홀가분하지./ 느낌들을 가볍게 밀며 걷는다.”(「지문」 부문)
“‘마침 잘 왔네. 이 찜통더위에/ 걸터앉을 데마저 없다. 어떡하지?’/ 견딜 견자지./ ‘바로 뛰고 모로 뛰어도 견딜 수 없을 땐?’/ 훌쩍 뛰게./ 내 입에서 나도 몰래 주문이 흘러나온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서달산 문답」 부문)
이피퍼니(epiphany)에 도달하는 순간
'책사랑 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노벨문학수상자와 작품(1901년~2025년까지) (0) | 2026.03.01 |
|---|---|
| 전자책04/ 유페이퍼에서 <아무도 몰랐던 나의 이야기> 재 출간 (0) | 2026.02.28 |
| 백석 시인/ (1) | 2026.02.16 |
| 함석헌/ 그대는 골방에 가졌는가? (0) | 2026.02.15 |
| 전자책 04출판/아무도 몰랐던 나의 이야기 (1) | 2026.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