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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사람 관계란?

나이를 먹는 것은 노여움이 자라는 것과 비례하는 것 같다. 막역한 친구가 좀 불편하게 해도 왠지 불쾌감이 드는 나 자신을 보고 놀랄 때가 있다. 아주 가까운 사이 일 수록 예가 없으면 모든 관계를 깨트리는 것 같다. 가끔 친한 친구 중에 최근 들어서 자꾸 거슬리는 사람이 있다. 언제부턴가 그와 통화를 나누고 나면 전화를 끊고서 작은 불쾌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오랜 친구라서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지" 하고 나 자신에게 묻는다.

한 밤중이거나 이른 아침에 잠긴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그닥 중요치도 않은 이야기를 하곤 전화를 끊는 그가 처음엔 이유가 있겠지 라고 마음을 펼쳐서 이해를 하려고 했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나 자신이 조금 불편하다는 생각이 듵다. 관계란 것이 묘해서 상대가 한달이상 소식이 없어도 어제 만난 것 처럼 편안하고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일 전화 토화를 나누었다고 그가 꼭 내게 좋은 벗은 아닌 것 같다.

친구 중에 참 전화도 안 걸고, 오랫만에 전화를 해서는 마냥 자신의 가족 얘기로 두어시간을 떠들고 전화를 끊고 나면 결국 자신의 가족 자랑으로 도배질을 하는 사람이 있다. 아마도 누군가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서 나에게 궁색하게 전화를 한 것 같다. 평소 나는 그닥 자랑할 꺼리가 없는 나로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참 잘되었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곧 잊어 버린다. 그래서 손주 자랑하고 싶으면 돈 내고 하라고 했다는 형님들의 이야기가 남의 일이 아닌 것 같다. 나는 중용을 좋아하기에 어찌 보면 참 심심한 사람이다.

감격도 절망도 쉽게 하지 않으니, 참 무비 건조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사람의 관계란 묘하여 어떤이는 자랑만 해도 귀여운가 하면, 어떤이는 자랑 끝에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채기를 주는 사람이 있다. 허물이 없다고 다 허물없이 예를 넘어서면 오히려 불쾌감을 유발한다. 아~~중용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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