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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내가 가을을 타나?

 

토요일 TV를 볼 수 있을까? 또는 큰오라버니를 만나기 위해 급히 서두르다 그만 핸드폰을 회사에 두고 나왔다. 집에 도착할 무렵이에서야 핸드폰을 사무실에 놓고 나온 것을 알았다. 그 답답함의 시작이었다.

아들도 오후 늦게 온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전화가 되지 않으니 갑자기 답답해졌다. 그래도 다시 회사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정ㅁ~말 너무나 힘든 한주 였기에 다시 회사로 가고 싶지 않았다. 짐안에서 누군가 나를 반겨 주니 아이가 된 기분이다. 집 들이 축하로 올캐가 시계를 사 왔단다. 고풍스런 사실 나는 눈이 나쁘기에 수차가 잘 보이지 않는 그 시계는 장식용 액자가 될 것 같다.

상당히 나는 나도 모르게 기능적이고, 실용주의자가 되어 있어 있는 것을 문득문득 발견하고 놀라게 되는데 오늘의 선물도 그런 것 같다. 급히 간식을 챙기고 담소를 나누었다. 왜 진작에 가족과의 만남을 신경 쓰지 않았는지 후회가 된다.

참담했던 시절에도 내가 좀 솔직했었더라면 ..... 하는 후회가 있지만 다시 그 시절로 돌아 간다면 나의 자존심이 솔직함을 실현시킬지 의문이다. 우여곡적 끝에 이제 그 누군가가 방문해도 마음이 편하다. 그동안 살아 온 집들에 비하면 교통도 여건도 좋지는 않지만 나로서는 가장 편안히 안착한 느낌이다.

투기나 가치나 등등과 다른 철저히 기능중심의 집으로서는 부족함이 없다. 덩그런 거실을 보고 언니가 한 마디 하였지만 나는 이 텅빔이 좋다. 방문한 사람들이 쇼파가 없어서 불편할지는 몰라도 나는 쇼파라는 물건 때문에 내가 좁음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 사실 그 동안 살아 온 집들은 거실이 너무 좁아서 사람들이 오면 어디에 앉아야 할지를 몰라서 서성였던 생각이 난다. 이제 방석만 내 놓으면 열명이 앉을 공간은 된다.

동네 이웃 반상회를 할 정도는 된다. 주택에 살아 보니 않는 나로서는 지금 당면 과제가 TV선 연결인데 아무래도 유선 TV도움을 받아야 할 듯하다. 3개 방송국만 나오면 되는데 아마도 KBS수신료를 내는 국민으로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유선TV에 의무 가입이 되어야 그나마 볼 권리를 보장해 주나보다. 단돈 1만원이지만 매달 나가는 것은 좀 억울하여 참았는데 나의 휴식과 긴장을 풀기에는 TV가 적격인 것 같다.

TV가 없으니 너무 심심하다. 특히나 세계여행기를 볼 수 없으니 더 더욱 답답하다. 미국 언니가 내년에 한국에 온다니 내년이 기대되어진다. 아들이 야밤에 왔고, 아들 따라 나도 야밤에 깨어 있었다. 이른 아침 나를 깨우는 것은 핸드폰인데 핸드폰이 없는데 과연 내가 아들을 아침에 깨워 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핸드폰이 없으니 편할 줄 알았는데 몹시 답답했다. 한지만 다시 회사로 가서 핸드폰을 가질러 가고 싶지는 않았다.

주말 만은 회사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싶었다. 그냥 나 자연인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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