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새 각시처럼 눈만 초롱초롱 입가엔 미소만 지으며 여자이고 싶은 날이 나는 때때로 있다. 새 각시의 새초롬함과 들릴 듯 말듯한 언어를 하고 싶다.
나이를 먹고 보니 나도 모르게 섬 머슴보다 더한 활패가 되어 있다. 작은 일에도 노여워하고, 섭섭해 하고, 뭐가 그리도 원망이 많은 것 인가?
이런 속내를 가진 내가 오늘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일과 만남을 통해 하루를 부딪치고 있다.
오전 내내 분주하여 창 밖을 바라다 볼 시간이 없었는데, 오후 2시 프로그램 참여를 오후 1시부터 사람들이 찾아 들어 오면서 눈이 내리는 것을 알았다. 거기다 외부 감사를 위해 외부 방문자도 오후 2시에 있었다. 한꺼번에 방문자가 집중하니 몸이 하나인데 참 분주하고 바쁘다. 거기다 결근 직원의 빈 자리가 참 아쉬운 시간이었다.
작은 소동 같은 2시때가 지나고 오후 4시경이 되니 조금 조용해졌다. 눈이 내리는 날 혼자서 홀짝홀짝 차를 마시는 것도 그러 하겠지만 너무 분주함에 있는 것도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방문을 하면 좋을 텐데, 참 몰릴 때만 몰리는 경향이 있다.
눈이 내리는 계절에 닥쳐서 나는 내 인생의 노년을 상상해 본다.
이렇게 분주함도 그다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 분주함을 벗어나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요사이 구청 소식지를 보면 참 즐겁고 재미있는 일들이 지역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은 적막하고 막연하지만 우리 사회도 많이 성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지역에 연말 공연 소식을 보니 장사익씨가 송년공연이 예정되어 있단다. 정말 멋진 남성 보이스이다. 나는 그 가수의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난다.
나에게 있어서 아편 같은 존재이다. 아마도 전생이 있다면 이 가수의 노래나 모습을 본 적이 있는 걸까? 아무튼 영광이다.
분주함 속에 여유를 찾으라 하였던가? 올해 12월 벌써 기다려진다.
뮤지컬 카르멘과 장사익을 만날 수 있는 12월, 망중한의 여유를 나에게 선물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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