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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사골 탄내가 진동하던 날

날씨가 갑자기 뚝 떨어져 재치기로 아침을 열고 있다.

지난 주말 그러니까 정확하게 지난 11월 8일 근처 수퍼에서 사골이 세일을 하기에 아이와 시어른을 멀일 요량으로 방 10시 사골을 1차 끓인 후에 2차 끓여 놓고 토요일 아침 식사를 할 요량으로 가스렌지에 올리고 잠시 누워서 TV를 시청하였다.

그런데 비몽사몽중에 목이 아프고 정말 이상한 냄새에 눈을 뜨고 보니 어마나, 어머나! 세상에 집안이 안개 속에 싸여서 한치 앞이 보이지 않고 거기다 무어라 형언 할 수 없는 악취로 나는 그제서야 상황 판단이 되었다.

 

바로 사골이 타서 집안을 온통 연기로 꽉찼던 것이다. 아뿔싸 내 정신아! 급히 대문을 열고, 창문을 열고 그리고 가스렌지 불을 끄고 허둥거리림이 끝난 후 가스렌지 위 냄비를 보니 온통 새까맣게 그을려 있다.

천만 다행으로 보통 냄비가 아닌 독일제 냄비 무게가 무거운 재질이라서 열이 가열되어 튀어 오르지 않았기에 다행이지 아마도 몇분만 내가 깨어나지 않았다면 아마도 나는 죽은 목숨이었을 것이다. 그나마도 추운 날 문이란 문을 다 열고 놓고 보니 참 내가 그리고 내 행동이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최근 새로 바꾼 약을 먹으면 저절로 잠이 쏟아지는 경험이 있어 그 약을 잘 먹지 않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꼭 먹어야 한다고 단단히 주의를 주어서 그날 따라 조금 일찍 10시에 먹었는데 그게 화근이 될 줄을 몰랐다.

 

노인들이 밤새 안녕이라더니 중병이 아닌 작은 부 주의로도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였다. 거의 시체타는 냄새 같은 사골 탄내 속에 주말은 취악이다. 냄새가 너무 심해 아들과 밖에서 외식을 하였다. 아들이 좋아하는 따끈한 국물을 주려던 것이 오히려 부실한 식사를 사 주게 되어 속상하였다. 갑작스런 추위에 환기 소동으로 감기가 흠뻑 들어서 재치기를 참을 수가 없다. 약국 문이 열리는 대로 콘낵600을 사 먹어야 오늘 근무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계속 참을 수 없는 코 끝의 간지럼 때문에 재치기를 참을 수가 없다. 아, 어쩌나 오늘도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출근을 했는데 과연 냄새가는 언제쯤 사라질 수 있을까? 궁여지책으로 향을 사서 향을 피워보니 조금 먹히는 것 같은데 퇴근 후 향을 더 사서 피워봐야겠다. 어쩌거나 호된 초 겨울을 맞았다. 사골 덕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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