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진타오/런즈 추, 원쯔 융 공저/들녘
이 책은 앞으로의 대중국, 대북 관계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코드가 숨어 있다. 2007년에 임기가 만료되는 장쩌민 주석이 16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16기 4중 전회) 폐막식에서 군사위 주석직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인 후진타오 군사위 부주석이 군사위 주석직을 승계한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2002년 11월 당 총서기, 2003년 10월 국가주석직을 물려받은 데 이어 이번에 군 최고통수권인 군사위 주석직까지 승계한 후진타오 주석은 당, 정, 군을 장악하는 명실상부한 중국의 최고 지도자로 부상했다.
국제정치 분석가들은 장 전 주석의 오른팔격인 쩡칭훙 국가 부주석이 군사위에 합류하리란 예측을 깨고 오히려 이렇게 전격적으로 장 전 주석이 물러나는 것은 곧, 장 전 주석의 영향력이 급속하게 감소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한편에선 정치국 상임위원회에 아직도 장 전 주석의 측근들이 건재해 급속한 영향력 감퇴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아무튼 이번 최고 지도자 승계과정을 통해 중국공산당 창건 이후 유지되던 1인 독재 지도체제가 집단 지도체제로 전환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거대 중국을 이끌어갈 후진타오는 그의 궤적에서 충분히 알 수 있듯이, 실사구시적인 이념으로 지도체제를 이끌어갈 것이며 차기 제5세대 역시 그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으리란 것은 확실하다.
작년 10월 국가주석을 승계하여 새로운 리더로 떠오른 후진타오는 이미 제2세대인 덩샤오핑이 선택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후진타오에겐 '황태자'라는 별명이 늘 붙어다녔지만, 정작 후진타오는 언론의 조명을 받지 않으려고 극도로 조심해왔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가 지나치리만치 몸을 사리고 바로 윗세대인 장쩌민의 뜻에 따라 움직인 까닭에, 후계자의 자리를 온전하게 지켜왔고 마침내 거대 중국을 이끌어갈 확실한 지위를 얻은 셈이 되었다.
2003년 그가 국가주석에 오른 것을 계기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그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비록 2002년 9월까지를 기준으로 한 후진타오의 행보와 중국 상황을 다루긴 했어도, 두 사람의 저자가 자료 수집 및 선별 과정에서 객관적인 시각을 잃지 않는 점이 돋보였고, 나름대로 중국 내 정치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기존의 책들과는 다르게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