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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남산 걷기대회 참가

매일경제 주관 남산 걷기 대회에 참가하였다. 남산의 북측으로 인왕산, 북한산이 다 보이는 멋진 날씨여서 더욱 즐거운 산책이었다.

 

오랜만에 국립극장 앞에서 출발하여 3K를 걷는 코스였는데,  나는 지난 토요일 한강에 시민봉사 활동을 하고 난 후라 무척 피곤하였으나, 아들과의 약속이라서 참가하였다.

 

남산은 자주 와 보지 못했는데  참 잘 가꾸어져 있었다.  예전에 우리 부모님 세대가 남산 드라이브로 신혼여행을 대신했다는 이야기를 아이에게 해주니 녀석이 배꼽을 잡고 웃는다.

 

풍요로운 세대에 태어난 우리 아들. 과연 저 아이는 그때 못 먹던 아이들보다 행복할까? 나는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후회되는 것은 아이를 위해 조금 참을성 있는 아이로 키웠어야 하는데 아이와 외출 시 늘 먹거리를 챙겼고, 아이가 달라고 하기 전에 먼저 준 것이 많이 후회된다.

 

이제 사춘기가 왔는지 올해 들어서 몹시도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같은 말의 반복으로  나는 조금 지쳐가고 있는데 아이는 그런 나의 모습을 잘 모르고 있다. 물론 나도 사춘기 때는 엄마를 많이 힘들게 했던 아이 중에 하나였지만.  일주일 후 건강검사 결과가 나온다는데 조금 걱정이 된다.

 

남산을 걷다가 와룡 사당이 있어서 놀라웠다. 와룡은 제갈공명의 호로 와룡과 관우를 제사 지내는 사당으로 구한말 왕비가 주체한 사당이라는데 우리나라 남산에 아직도 중국의 지략가와 무사가 숭배되고 있다니 의문이 들었다. 물론 나라를 떠나 훌륭한 사람은 존경받아야 하겠지만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이 사당을 보면서 우리 안에 살아 있는 사대사상에 대한 입맛이 씁쓸하다.

 

하늘은 높고 구름 한 점 없는 좋은 날에 모처럼 만에 아이의 환한 미소를 선물로 받으면서 즐거운 산책을 하였다. 내려오는 길에 수표교와 놀이터에서 많은 외국인 자녀들과도 즐거운 놀이를 즐길 수 있어서 가끔 남산공원에 놀러 가야겠는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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