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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나는 나다

가을 바람이 불어 오는 밤이다.

어제는 개기 월식이 있었단다. 앞으로 3년 뒤에나 볼수 있는 현상이라는 나는 요가후 무엇이 그리 바쁜지 하늘 한번 올려다 보지 못하고 서둘러 장을 보고 아들과 귀가를 하였다.

그동안 못 만든 음식을 준비하고 나니 밤 11시 40분 내일은 여유가 있겠군했지만 정작 오늘 나는 하루 종일 쥐가 나게 히사에서 계획서를 작성하고 라면 하나를 바듯이 끓여서 식탁앞에 앉았다.

먹는 것이 좀 싫고 귀찮다.

여행중 맛있게 해준 차려주는 밥이 먹고 싶다.

내 손이 가지 않은 음식이 먹고 싶다. 단단히 사치병이 들었나?

다른 사람의 블러그 음악을 들으면서 일기를 쓰고 있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컴퓨터 앞에서 나 자신의 얘기를 쓰고 싶다.

여수 앞바다에서 맥주 한캔을 먹고 나도 모르게 주르르 흘린 눈물

아들이 잠이 든 것을 확인했을때 여행의 긴장이 풀렸다. 아들과 같이할 시간은 나에게 얼마나 있는 걸까?

내가 내 부모님이 해 준 것처럼 나도 내 아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주고 싶다.

돌산대교가 바라다 보이는 곳에서 나는 불현듯 무언가 쓰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오랫만에 느껴지는 충동이었다.

돌산대교 밑 바람이넘 시원하다.

바람이 내 얼굴을 어루만져 주면서 아득히 잊고있던 상념들이 물안개처럼 일어난다.

그래 써 보자 그동안 잊고 잊으려고 애썼던 것 들을....

이제는 불혹의 나이를 먹은 잊혀진 친구들이 그립다. 그냥 감정 처리를 못해 무짜르듯 잊은 일들을 다시 되새겨 보자. 나에게도 그때가 있었음을 기억하고 소중히 간직하자.

내 영혼의 불꽃이 타오르던 시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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