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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삼성코닝정밀유리, 영업이익률 50% 비결은?

삼성코닝정밀유리, 영업이익률 50% 비결은?
퓨전공법ㆍ검사장비 혁신으로 日ㆍ獨 경쟁사 제쳐

`영업이익률 50%, 세계 시장점유율 30%.`

제조업체로선 꿈 같은 수치다. 그런데 4년째 이런 실적을 유지하는 회사가 있다. LCD용 기판유리를 만드는 삼성코닝정밀유리다. 일본 아사히글래스, 독일 쇼트 등 세계적인 유리업체들이 `타도 코닝`을 외치고 있지만 삼성코닝정밀유리의 독주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양산에 들어간 삼성전자 탕정공장의 8세대 LCD라인만 하더라도 기판유리는 100% 삼성코닝정밀유리가 공급하고 있다.

쟁쟁한 경쟁사들이 버틴 시장에서 이 회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비결은 유리를 `밀어내는` 방식과 `떨어뜨리는` 방식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일본 유리업체들의 `플로팅` 공법은 전통적인 판유리 생산방식으로, 용해로에서 유리물을 수평롤러로 밀어내면서 만드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 방식을 쓰면 롤러에 닿는 표면을 나중에 매끈하게 갈아줘야 되고, 연마과정에서 기판이 파손되는 리스크가 있다. LCD 유리는 두께가 1㎜보다 얇기 때문.

이에 반해 삼성코닝정밀유리의 `퓨전공법`은 용해로에서 유리물을 수직으로 낙하시켜 냉각과정에서 기판 형태를 만든다. 이때 공기 외에는 어떠한 물질도 닿지 않기 때문에 따로 연마할 필요가 없는 최고 표면품질을 구현할 수 있다.

이러한 수직낙하 공법은 미국 코닝사의 특허기술로 경쟁사들이 좀처럼 흉내내지 못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일본과 대만에서 코닝사가 직접 운영하는 생산법인보다 삼성전자와 합작한 삼성코닝정밀유리의 실적이 더 좋다는 것.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시장점유율과 영업이익률 면에서 모두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일본과 대만의 코닝 생산법인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청출어람`이 가능했던 것은 한국 LCD산업의 저력과 철저한 혁신 덕이다. LCD패널 세계 1ㆍ2위인 삼성전자LG필립스LCD가 있는 한국은 세계 최대 유리기판 시장이다. 게다가 삼성코닝정밀유리는 탕정과 구미에 2~8세대의 모든 사이즈 유리를 공급할 수 있는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에서 유리 원판을 가져와 한국에서 연마하는 일본 업체들과 비교하면 시간과 비용 면에서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

똑같은 특허기술을 쓰면서도 일본과 대만에 있는 코닝사 생산법인보다 삼성코닝정밀유리의 생산성이 더 높은 것은 도요타에 버금가는 혁신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04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자동검사시스템. 그 전까지는 유리를 출하하기 전에 일일이 육안으로 검사하고, 불량품은 깨뜨리는 식이었다. 하지만 가로ㆍ세로가 2m에 달하는 7세대 기판유리는 육안 검사가 불가능했다.

업계에선 유리기판이 대형화되면서 자동검사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매달렸지만 기술적 한계에 부닥쳤다. 하지만 삼성코닝정밀유리는 18개의 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자동검사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성형 단계에서 불량 여부를 판가름해 불량 부분을 제외하고 재활용하는 길도 열었다.

지난 2005년에는 생산속도를 무려 175% 높여 업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7세대 기판유리 생산량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전 공정을 하나하나 분석해 막힌 공정을 뚫고, 협력사들과 함께 설비를 새로 개발해 시간당 생산속도를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파티클(미세먼지)을 50% 줄이는 목표도 달성했다. 유리기판에 각종 화학필름을 덧입히려면 미세먼지를 최소화해야 하는데, 삼성코닝정밀유리는 4개월에 걸쳐 100m 이상의 공정을 샅샅이 훑어가며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와 씨름한 끝에 파티클 50%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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