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못끌었던 가치투자펀드가 이젠 빛볼것 | ||||||||||||||||||
헤지펀드`K-아틀라스`대표 데이비드 전 배짱투자시대는 완전히 끝나…모두 최악이라고 할때가 기회 | ||||||||||||||||||
한국계로는 미국 뉴욕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인 데이비드 전. 한국금융지주와 공동으로 헤지펀드운용사 'K-아틀라스'를 싱가포르에 설립했다고 해서 찾아가 만났다. 문득 5년 전 그가 월가에서 디스커버리 펀드를 운용할 때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살아났다. 당시엔 그가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대부분 비관적이던 국내 전문가들과 달리 자신감이 넘치던 긍정적인 시각이 이채로워 잊지 않았다. 당시 기사를 들춰봤다. <"글로벌 펀드들이 아시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서 내년 초부터 한국에 들어올 것이 확실합니다. 외국인들이 유일하게 안 좋게 보던 시장이 한국 내수시장이었는데 시각이 바뀌었습니다. 제 눈엔 벌써 시작된 것같이 보이는데요." 헤지펀드 '디스커버리'의 파트너인 전씨는 "한국 산업구조는 이미 상당히 선진화된 제조업 부문과 아직 덜 발전한 금융시장을 갖고 있다"면서 "한국은 금융에서 부를 창출할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중략) 2003년 11월 4일자 기사> 그의 전망이 맞아 들어가면서 '역시 월가의 실력자는 다르구나'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지금은 상당히 비관적이었다. 그만큼 글로벌 거시경제 지표들이 안 좋다는 뜻이다. 그는 미국의 △순(net) GDP 성장추이와 △주택가압류(foreclosure) 통계 △실업률 수치 등을 일일이 들며 미국 경제의 암울한 측면을 누누이 설명했다. 특히 주택가압류 통계와 실업률은 최근 극명하게 경기둔화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서브프라임 위기의 단계를 지났다. 소비 위축과 실업률 상승으로 인한 실제적인 경기위축이 예상되고, 다음 단계로 가계 및 대출자들의 신용 또한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어려움이 대부분 현실화되고 ,실물경제에 반영이 된 후에야 경기가 좋아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경제축인 유럽도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기둔화에 반해 독일에선 오히려 경기가 살아나면서 '하나의 금리정책'을 표방하는 유럽중앙은행이 갈등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의 문제는 단순히 선진국의 문제가 아니다. 그는 "선진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역설적으로 이머징 증시에 먼저 충격이 온다"면서 "미국과 유럽의 불안은 곧 한국 등 아시아증시에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과 인도 등의 이머징 마켓도 암울하게 보고 있다. 중국에 대해선 "아직 빨간불까진 안 켜졌지만 적어도 노란불은 켜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물가인상이란 치명적 위협이 이미 목까지 차올랐다. 경제규모에 비해 사회체제가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국가들에 물가인상은 최대 위협이다.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에는 물가인상이 하층민들의 일상을 힘겹게 해서 체제를 뿌리째 흔드는 심각한 문제다. 70년대에는 경제에서 차지하는 정부 비중이 70%가 넘어 컨트롤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5%도 채 안 돼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듣다보니 그의 분석엔 글로벌시장에 온통 '리스크'가 넘쳐 흐른다.
"배짱으로 모멘텀에 투자하는 시기에는 멋모르는 개인투자자도 헤지펀드 매니저들보다 더 많이 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리스크매니지먼트 시대에는 개인투자자들이 전문가를 당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이제 가치투자와 헤지투자를 전문가에게 맡기는 시대가 됐다는 뜻입니다." 그의 조언을 빌리자면 직접투자를 하더라도 방법은 달라져야 할 듯 싶다. "예를 들어 중국 전망이 좋다고 하면 이미 상당히 주가가 올랐다고 하더라도 추가 수익을 바라고 중국에 투자하는 게 모멘텀 투자입니다. 그러나 가치투자는 중국이든 인도든 한국이든 가리지 않고 싸다면 투자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투자를 하려면 비싼 것과 싼 것을 구별할 줄 아는 지식이 필수적이지요." 그는 펀드매니저여서 특정 종목이나 펀드를 추천하진 않았다. 그러나 "한국 시장을 보니 작은 운용사에서 운용하는 가치주 투자펀드들이 괜찮은 것들이 꽤 있더라"며 "지난 3년간 모멘텀투자 광풍이 불 때 인기가 없었던 상품들을 잘 찾아보라"고 귀띔했다. 일상적인 얘기로 돌아와 그에게 자녀들의 금융아이큐(FQ)를 키워주는 팁이 있을지 물어봤다. "자녀 명의로 펀드에 가입해 주고, 1~2개 종목의 주식이라도 관심을 갖고 회사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해 주세요. 특히 그냥 돈을 벌었다, 잃었다가 중요한 게 아니고 왜 잃게 됐는지 왜 벌었는지를 반드시 생각하게 해서 경제의 법칙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줘야 합니다." 그는 특히 세계적인 금융인을 꿈꾸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도 조언을 했다. "젊은 시절엔 돈을 못 벌어도 글로벌 경쟁의 경험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세계를 보기보다 세계에서 한국경제를 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당장의 작은 돈에 매이지 말고 글로벌한 경험을 갖기 위해 노력하면 언젠가는 세계적인 금융인이 돼 있을 것입니다." 본인의 재테크에 대한 질문을 빼놓을 순 없다. 아주 단순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회장으로 있는) 아틀라스펀드에 전부 가입돼 있다"고 대답했다. 스스로 운용하는 펀드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을 주기 위해서란 대답이다. 헤어지기 전 마지막 그의 한마디가 인상적이다 "제가 지금 이렇게 비관적이라고 해서 너무 낙담하진 마세요. 올해가 끝나기 전에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요소들을 시장에서 75% 정도 소화해 냈다고 판단될 때가 긍정으로 돌아설 때지요. 그게 언제인지 예측하긴 쉽지 않지만요. 그러나 모두들 최악이라고 생각할 때 이미 방향은 돌아서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데이비드 전은 누구 90년대 조지 소로스가 거액의 투자자금을 맡긴 디스커버리펀드 운용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컬럼비아 대학과 MBA를 졸업한 후 뉴욕의 콘퍼런스보드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베어스턴스의 주식투자 전략가로 옮긴 후, 디스커버리펀드 운용을 맡다가 아틀라스캐피털을 설립해 파트너가 됐다. 아틀라스캐피털은 레버리지를 포함해 총 100억달러(10조원) 규모 자금을 운용한다. 데이비드 전은 특히 지난해 초 한국을 방문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발생을 예고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당시 다가올 경제위기가 주택 부문에서 올 것이며 파장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를 지표로만 보지 않고 수시로 세계 각국을 순방하며 현지 정보를 직접 확인하면서 분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싱가포르 = 김선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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