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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존 템플턴 경의 기도

존 템플턴 경의 기도

'월가의 신화'는 마지막 순간까지 후세에게 교훈을 남기고 떠났다. 존 템플턴 경이 세상을 뜬 지난 8일 글로벌 증시는 어두움에 싸여 있었다.

인플레이션 공포로 주가는 급락했다. 증시는 패닉 직전이었다.

템플턴의 부고를 접한 세계 투자자들은 순간 그의 보석 같은 금언을 떠올렸다.

'군중심리를 경계하라', '인기주를 피하라', '분산투자를 하라'.

그의 금언은 우리 모두에게 반성과 동시에 희망을 준다.

지난 몇 년간 증시를 휩쓴 '광풍'의 한 부분에 군중심리가 있었음을 부인할 사람이 있을까.

사실 거품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묻혀 버리기 일쑤였다. "너무 비싸졌다"고 외쳐도 듣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왜 잘 나가는데 뒷다리를 잡느냐'는 힐난이 쏟아졌다. 투자자 대다수가 똑같은 펀드를 샀고, 한 곳에 올인하면서도 위험을 얘기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주가가 천장을 칠 때 돈을 쏟아부었다.

템플턴은 젊은 시절, 똑같은 상황에서 오히려 캐리비안의 바하마 섬마을로 훌쩍 떠나버렸다. 군중심리와 함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미국 중부 촌구석 네브래스카(오마하)에 사는 것도 사실은 같은 이유다.

템플턴은 지금처럼 주가가 폭락할 때에도 얘기했다.

'패닉에 빠지지 말라', '비관론이 극도에 달할 때 매수를 시작하라', '실수를 저지른 자신을 용서하라. 그리고 실수에서 배움을 얻어라'.

결국 군중의 탐욕과 군중의 공포로부터 멀어지라는 것이 핵심이다.

과연 우리는 지난 몇 년간의 호황기에 탐욕스러운 군중심리로부터 자유로웠을까? 혹은 지금 현재 두려움이 고조되는 군중심리로부터 자유로운가.

템플턴은 투자 전에 창조주에게 매일 기도를 하라고 권했다.

"참된 영혼이 깃든 원칙을 선택했다면 당신의 사업은 번창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증권부 = 김선걸 기자 sungir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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