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상식

재개발붐에 강북ㆍ경기지역 전세금 불안

재개발붐에 강북ㆍ경기지역 전세금 불안
서울서만 재개발 80곳ㆍ이주 수요 5만여가구…연립ㆍ단독도 오름세
의정부ㆍ김포ㆍ남양주 서민용도 5천만원 넘어

서울 도봉구에서 작은 점포를 운영하는 김동진 씨(55)는 얼마 전부터 동두천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원래 점포와 가까운 3층짜리 연립에서 살았던 그는 재개발로 집이 헐릴 때 주변에서 전셋집을 구하려고 했다.

그러나 기존에 살던 집과 시세가 비슷한 연립을 찾을 수 없었다. 아파트 전세금은 1억원이 넘어 3000만원 이상 대출을 받아야 했다. 금리가 너무 높아져 돈을 빌리는 것이 부담돼 어쩔 수 없이 전세금이 싼 곳으로 이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도봉구 연립 전세금으로 동두천시 지하철 1호선 역세권에 있는 아파트 전세를 구했다.

서울시 곳곳에서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서민의 주름살이 늘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 재개발이 시행되고 있는 지역이 80곳이 넘고 이에 따른 이주수요만 5만가구에 달하면서 서민이 모여 있는 강북권과 서울 외곽의 전세금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교적 전세금이 저렴했던 연립과 단독주택도 가격 상승과 함께 물량이 소진돼 집없는 서민이 점점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18일 내집마련정보사 등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서울 전 지역의 전세금 상승 여파로 의정부와 김포, 양주, 남양주 등 경기도 지역 중소형 아파트 전세금이 대부분 5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북권의 뉴타운 개발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의정부와 양주 등이 경기 북부의 아파트 전세금 급등 현상이 가장 심하다.

의정부 가능동 SK뷰 79㎡는 연초 대비 500만원이 올라 최소 9500만~1억원을 갖고 있어야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 금오동 신도브래뉴업 109㎡도 1000만원 상승해 1억원대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000만원 이하에 전셋집을 구할 수 있었던 동두천과 양주시도 1000만원 이상 오르면서 5000만원이 넘는 아파트 전세가 늘고 있다. 동두천시 생연동 건영 106㎡는 연초 대비 1500만원, 지행동 대방샤인힐7단지 76㎡는 1150만원 상승해 전세금이 5000만~6000만원대에 육박한다.

양주시 고읍동 TS푸른솔1차 102㎡도 연초 4500만~5500만원에서 현재 6000만~6500만원대다.

남양주시 별내면 주공1단지 109㎡는 올해 초 1억원 미만에 구할 수 있었으나 현재 1억1000만원 이상 줘야 한다.

김포시 풍무동 삼성 76㎡도 올 들어 750만원이 올라 전세금이 7000만원이 넘는다.

서울에서 소형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의 전세금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것도 서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

동대문구 전농동에서는 전용 39㎡ 다세대 전세금이 지난해 5000만원대였으나 지금은 7000만~8000만원으로 올랐고 전용 59㎡는 1억원이 훌쩍 넘는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은 강동구 고덕동 일대 전용 82㎡ 단독주택도 올해 들어 1000만~2000만원이 올라 1억2000만원, 전용 50㎡ 다세대 전세도 8500만~9000만원까지 뛴 것으로 조사됐다.

송파와 강동구 등 강남권은 입주 여파로 아파트 전세금이 떨어졌지만 소형 아파트 전세금은 1억원이 넘고 중형 아파트는 2억~3억원대에 달해 서민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재개발 여파로 서울 외곽 아파트뿐 아니라 단독과 연립, 다세대주택의 전세금이 오르면서 서민이 선택할 수 있는 곳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박원 기자]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