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 사람들이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났다. 갑자기 보름정도 자주 봤던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니 섬 아닌 섬에 내가 살게 되었다. 늘 해외여행을 꿈꾸지만 아직 내게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 아들만 장가를 가면이라는 핑곗거리를 가지고 미루고 미루고 있다. 나는 오랫동안 속물로 길들여졌는지 도시의 크리스마스 야경이 좋다. 명동의 화려한 불빛을 기억하고 크리스마스 주간 성전의 아름다움을 기억한다.
최근 추세가 따뜻한 나라로 철새처럼 떠난다. <한국이 싫어서>란 영화도 있다. 나는 오랜 역사를 지닌 이 나라가 나는 좋다. 사계절이 점점 없어지는듯한 이상 기후 속에서도 나는 사계절이 있는 내 나라가 좋다. 내 나라에서 가장 싫은 것은 정치인이다. 그런데 정치는 생활에 가장 밀착되어 있기에 어쩔 수 없어서 뉴스를 볼 수밖에 없다. 정말 보고 듣기도 싫지만 내게 접촉되는 일이 있을지 몰라서 뉴스를 본다. 권위가 추락한 사람들의 비상식적인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추구한 가치관의 잣대가 없어진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두렵다. 선진국이었던 아르헨티나의 추락은 정치가 어지러워서 벌어진 일이다. 물론 국민들이 부화내동했다. 한 국가가 존립하기 위해서는 현명한 국민이 있어야 한다. 최근 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 밀에이는 취임사에서 "전 정부가 이 보다 더 나쁜 유산을 받은 정부는 없다, 매년 1만 500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을 싸워 이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추락의 원인은 탄핵놀이였다. 그 국민들이 부화뇌동하여 이어온 결과이다.
우리나라가 이런 점철을 받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아침마다 신문을 읽으면서 답답하다. 누군가는 용기를 내어 이런 잘못된 흐름을 막고 바른 소리를 해야한다. 배가 부르면 가난했던 시절을 잊는 것은 한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도 그런 것 같다. 국가는 하나인데 국가를 보고 해석하는 것이 모두 다르기에 일어나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좋다. 그러나 국가는 나무처럼 비바람에도 꼿꼿하게 서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170년 만에 내린 습설로 백송나무 가지가 꺾였다고 한다. 그래도 나무는 살아 있다. 필요하면 가지를 자르더라도 나무는 살아 있어야 한다. 나는 정치는 모르지만 정치가는 국민을 위해 정신을 차려 주기 바란다.
국민은 단순하다. 국민이 배가 부르고 즐거우면 된다. 세금을 내는 까닭은 국가가 정치를 잘해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가난한자도 부자도 편안한 세상을 정치인을 풀어내야 한다. 정치인만 배가 부른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관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언론이 건강해야 국가가 건강하다. 우리 사회 엘리트들이 깨어났으면 한다. 엘리트가 무너지는 세상은 그 사회 근간이 무너지는 것이다. 인재를 존중하고 사회문제를 내 집안일처럼 해결하고 언론의 정화로 맑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좋은 나라, 좋은 사회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절대로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국민을 함부로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국민이 깨어 있고, 무엇보다 우리 각자가 행복을 추구하고 우리 사회의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 거짓과 불신인 사람들이 사라지게 하는 힘은 바로 도덕성 회복이 키워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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