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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당신은 꽃 이름을 몇개나 아시나요?

한강시민공원 잠실안내센터 근처 앞 초가 지붕을 덮은 작은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다.  시민들을 위해 작은 텃밭을 만들어서 다양한 식물들을 심어 놓았다. 그중 내 눈에  들어 온 것은 붉은 빛을 발하는 이상한 꽃이었다.  그래서 마침 풀을 뽐고 있는 공원관리원에게 물으니 이것이 우리가 노래말로 알고 있는 목화꽃이란다.

이 꽃은 처음엔 핑크 빛으로 피어났다 다시 노란색으로 바뀌고 그리고 그 꽃이 지면 거기서 하얀 목화솜이 나온다니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어느해인가 목화꽃 씨앗을 지인에게 얻어서 문익점이라는 위인을 생각하면서 씨앗을 심었는데 오늘 본 목화꽃처럼 예쁘지도 않고 줄기와 잎새가 서꺽거리고 쉽게 베일 것 같은 키가 아주 큰 식물로 자라나서 몹시 당황하여 그냥 베어 낸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오늘 만난 목화꽃은 키가 작고 꽃 색깔도 고와서 참 매력적이다.

 

 

목화꽃을 구경하고 돌아서니 노란 꽃이 앙증스럽게 피어 있어 네이버 촬영을 해 보니 엉뚱하게 오이꽃이라고 나온다. 내가 분명 오이꽃을 알기에 "도대체 무슨 꽃이기에 잎새도 특이할까"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바로 옆의 화분을 보니 좀 전의 노란꽃이 핀 곳에 여주 열매가 아주 작게 맺혀 있어 건강에도 좋다는 여주 꽃임을 알 수 있었다.

꽃밭에 가면 나는 새로운 꽃에 대한 호기심이 높아진다. 올해 원추리를 많이 보았지만 오늘 만난 원추리는 키가 작고 꽃잎이 왕관처럼 화사하다. 이 꽃의 이름을 보니 왕원추리꽃이란다. 원추리는 이른 봄에 된장을 풀어 여린 잎을 넣어 끓이면 그 맛이 일품이다. 원추리는 망우초라고도 불리우는데 이는 먹을 것이 없을 때 구항작물로도 손색이 없기에 근심을 잊게하는 꽃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7월 한 참 나리곷과 더불어 우리 산과 들에 예쁘게 피어 있는 원추리를 옛 사람들이 꽃을 보고 근심을 잊었듯이 요사이 시끄러운 정치인들의 아귀다툼을 잊고 꽃으로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  

나는 한달에 한번 하는 한강시민봉사 활동을 나가면서 덕분에 한강변에 심어진 꽃과 새소리와 가끔 습지의 뱀을 만난다.  도심에서 나비와 벌을 실컷 볼 수 있는 곳이 한강이다.  한강변에 도로가 생겨서 쉽게 한강에 나서기 어렵지만 길이 잘 되어 있어 맘만 먹으면 야생의 한강을 만날 수가 있다. 굳이 먼 꽃을 찾지 않아도 나는 한강을 내 정원 삼아 산책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늘 새로운 경험들을 쌓아 나가고 있다. 잘 모르는 것은 네이버와 식물도감, 약초백과 등을 참고하여 하나 하나 알아가는 즐거움과 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보라색 꽃이 특이한 이 꽃은 구절초 또는 냉초라고 한다. 임새는 톱니 모양으로 커질지만 구절초는 해열, 진통에 도우을 준다니 집 가까이에 심어 꽃도 보고 이른 봄에는 여린 순을 따서 나물로도 먹을 수 있다니 화려함만 강조된 서양식 정원보다는 실생활적이면서 꽃도 즐길 수 있는 약용식물을 기르는 것도 생활의 지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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