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아주 쉽게 말한다. 그가 좀 그렇고 그렇다고.... 나도 그들 속에서 맞장구를 치고 돌아 온 날엔 무엇이 허전하고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을진대... 오늘은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날씨가 화창한 것도 아닌 마음 산란하게 하는 날이다. 따른 때였으면 기분 좋게 산책을 할 시간에 나는 컴퓨터 앞에 있다. 매일 걷기에 의미부여를 한지도 7개월이 지났다. 처음엔 마음을 잡기 위해 걸었고, 이제는 몸 건강을 챙기기 위해 걷고 있다. 다시 자유로운 몸이 되기 위한 마지막 20여 일을 앞두고 있다. 항상 일을 하였던 몸이라 자꾸 쉬는 것이 습관이 들지 않고 조금만 한가하면 나 자신이 어쩔 줄 몰라한다.
항상 나 자신의 노력으로 반 평생을 꾸려온 나로서는 내가 쉼을 한다는 것은 죽음과도 같은 공포감이 있다. 그 누군가에게 진심 어린호의를 받아 본적도 별로 없는 나는 가끔은 서프라이즈 한 선물을 받고 싶어 하는 충동이 있다. 아마도 그것이 나의 아킬레스건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다행스럽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기에 오늘날 내가 평정심을 가지고 살아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로또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너무나 부담되는 것이고, 그 무언가의 선행의 대가일 것 같다.
오늘 그냥 앉아 커피 잔의 김이 올라는 가는 것을 바라다 보고 있다. 저 김처럼 나라는 존재는 어디로 가고의 있는 걸까? 왜, 석가는 생로병사를 보고 의문을 품었을까? 평소 부고를 받고 돌잔치에도 초대를 받는다. 그냥 초대하니까 가서 축하해 주고 그리고 다시 돌아와 일상을 사는 나는 누구인가? 마음과 몸이 모두 힘이 든다. 지난 남도 여행 전에 감기로 몹시 아픈 상태를 약으로 틀어막고 강행하고 돌아오니 다시 그 감기 몸살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가 스멀스멀 다시 올라오고 있다. 이런 때는 모든 것을 멈추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내 마음 나도 모르는 이때에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그리고 내 마음이 말을 할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한다. 그래서 모든 것을 멈추고 멍 때리기를 한다. 내 마음이 다시 재 자리로 올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