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요즘에 나는 맘적으로 너무 살발한 얼음판을 걷고 있는 듯하다. 마치 곡예사가 줄을 타듯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잠시 잊었던 마음의 병이 다시 나를 찾아 온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력에 사람들과의 관계도 서먹거리고, 즐거움을 탈취 당한 기분이다. 공상과학 영화의 일부분처럼 생수통을 뒤집어 쓴 중국 소년 소녀를 보는 순간 "우리가 왜, 지구를 지키지 않았을까?" 라는 탄식이 나온다. 지난해 세계 곳곳에서의 이상 기후가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안 폐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만남이 취소되고, 먹거리는 집에서 배달 받고 내가 즐기는 영화감상도 넷플러스로 만족해야 한다. 언제부턴가 시간을 구애 받지 않고 또 다시 미술관에 쳐 박혀 살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다. 지난 밤 눈이 내려 입춘의 대미를 장식해 주었다. 아마도 오랫만에 꽃샘 추위가 와 주어서 참 반갑다.
나이를 먹는 사람은 시절을 낚는 강태공인지도 모른다. 해마다 오는 절기에 소소한 풍경이 마음의 위안이 되는 것인데 올해는 졸업식, 입학식이 있는 2월에 질병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좋은 사람에게 만나자는 말을 꺼내기 주저되는 요즘.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사회적인 현상으로도 끊길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지인이 가족의 칠순이 있어 지정된 날이라 시행을 했는데 직계 가족만 조촐하게 참석이 되어 마음을 상해 했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가 사는 방식이 변화되었지만 풍습은 오래도록 우리를 지배하여 왔지만 과연 인간이 오래 사는 것도 이제는 신비한 현상이 아니다. 단지 과학적으로 더 오래 살수 있다고 몇년전에는 100세라더니 이제는 120세까지 살수 있다고도 한다. 그러니 칠순이란 것에 대한 의미가 있는 것일까? 나이를 먹는 것 보다 무엇을 하고 살아 왔는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등등의 나이 이외의 삶의 과정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닐까?
그런 연유로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무엇을 걱정해야 하는지를 저울질 하고 있다. 나의 삶이 어디까지 인지는 몰라도 오늘 당장 현실에서는 너무 갈증과 갈망에 허덕이고 있다. 내 마음의 평화가 깨트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어제도 무심히 친구에게 여느 때 처럼 전화를 걸으려다 그만 두었다. 아마도 뉴스에 예민한 친구가 마스크를 쓰고 요란스럽게 나타날 것이 예상되기에 그냥 집으로 발 걸음을 돌렸다. 내 마음을 잡시 쉬기 위해 약간의 수다가 필요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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