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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없어도 e세상엔 사랑넘실”… 사이버교회 운영 장정아 전도사

“볼수없어도 e세상엔 사랑넘실”… 사이버교회 운영 장정아 전도사
국민일보 | 기사입력 2006-08-28 15:14

“컴퓨터엔 편견과 차별이 없지요. 비록 볼 수는 없어도 컴퓨터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사랑이 넘친답니다.”

1급 시각장애인인 장정아(34·복천교회) 전도사는 사이버 시각장애인 신앙 모임을 5년째 운영 중이다. 이 모임의 이름은 ‘우리교회’(our church·http://bbs.kbuwel.or.kr·시각장애인용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야 사이트 접속 가능). 문자를 소리로 읽어주는 시각장애인용 프로그램(스크린 리더)을 활용,200여명의 시각장애인 회원들이 인터넷으로 기도와 교제를 나누는 기독 동호회다.

“외출하기 어려운 시각장애인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화 창구를 마련했습니다. 회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배어 있어 언제나 평안한 공간이지요.”

사이트에는 설교 말씀은 물론 신앙서적 찬송 등 기독 시각장애인들에게 주옥 같은 정보가 가득하다. 또 유용한 생활정보와 뉴스도 제공,시각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9시에는 어김없이 전 회원이 참석하는 미팅 대화방이 열린다. 이곳에서 회원들은 1주일 동안 자신들의 이야기와 궁금한 것들을 신명나게 펼쳐내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나눈다.

‘돋보기 졸보기’ 코너는 세상을 살면서 느낀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 좋아하는 회원들이 주로 찾는다. 중보기도를 부탁하는 ‘기도 부탁드려요’나 성경이나 수수께끼를 푸는 ‘퀴즈가 좋아’ 코너도 인기다. ‘칭찬합시다’ 코너에서 칭찬 릴레이에 나서기도 한다.

장 전도사가 이 사역에 나선 것은 2000년 서울 봉천동 웨스트민스터 신학대를 졸업한 뒤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시각장애인들을 섬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창 꿈에 부풀던 고2 때 희귀 질환인 베제트병으로 실명한 그는 지하철역 선로에 5차례나 떨어져 죽을 뻔하기도 했다. 충격이 커져만 갔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실망하지 않았다. 현실을 직시하고 하나님께 기도로 매달린 것이다.

“하나님,비록 눈은 안 보이지만 더 아름답고 멋진 삶을 살게 해주세요. 평소에는 잘 찾지도 않던 하나님을 눈이 나빠지면서 찾게 됐잖아요. 하늘나라에 대한 소망을 가지니 정말 행복하고요.”

그녀는 기도를 통해 ‘우리교회’를 설립했다. 그리고 인터넷 대화방과 전화 등을 통해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의 ‘신실한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도사답게 신앙 상담뿐 아니라 인생 상담도 해주고 독지가들을 연계해 어려운 형편의 시각장애인들을 후원하기도 한다. 또 넉넉지 않은 교회 살림이지만 후원금을 아껴 매월 러시아 선교 헌금도 보낸다.

장 전도사는 현재 기독 시각장애인들이 언제든 방문해 편히 기도하고 쉴 수 있는 쉼터를 겸한 사무실 마련을 위해 기도 중이다. 그녀는 오늘도 ‘안 보이는 세상’에서 사는 시각장애인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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