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항상 건강체였던 내가 갑자기 병이 나고 이제는 이를 발치하는 나이가 되었다. 사실 놀랄일도 아니건만 그래고 가슴 한편이 쏴~~아하고 내려 앉는 묘한 느낌이 있다.
산다는 것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하는데,
세상살이를 하면서 나는 늘 "저는 어려요, 그러니 좀 봐주면 않될까요?"라는 사고 방식으로 살아 온 것 같다. 나이가 어리다면 통할 일이지만 이제 정말 온 나이를 먹고 사람이라는 성숙채가 된 오십이니 그 무엇의 변명도 그 무엇의 사정도 통하지 않는다.
정말 내 나이 값을 해야하는 나이가 되었다.
이를 발치하기까지 지난 봄부터 이가 살살 아파왔는데 치과샘이 결국은 발치를 하게 될거라는 통보를 받았었다. 그래서 가능한 내 이빨로 살고자 정말 살 얼음판을 걷듯이 조심 조심하며 유지해 왔는데 하루 밤을 자고 나니 이가 기둥처럼 우뚝 쏟아 올라 도저히 발치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앞니라서 더 더욱 신경이 쓰였는데 어제 의치를 해서 임시로 한달간 유지하기로 하고 이를 해 넣으니 말을 할 때에 발음도 새지 않고 말 할 때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 한결 마음이 편하다.
이는 평생에 한번 치료하는 것이기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자문을 받았지만 정작 아는 치과샘들은 잘 되어 잠실로, 강변역으로 더나고 동네 치과에서 치료를 받기로 결정하였다.
선생님들의 권위의식 때문인지 간호사가 상담을 하는데 공괴롭게도 무척이나 딱딱한 여자분을 만나 조금 피곤했지만 어쩌랴 의사샘이 믿음이 가니치료를 받을 수 밖에...
아무리 금전 때문이라지만 사실 나는 좀 더의사샘과 대화를 해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사실 나는 겁쟁이라서 엄살도 있는 편인가 보다 샘이 나에게 "그렇게 아파하면 제가 고문하는 것 같잖아요."라고 말할 정도이니 정말내가 엄살보임에 틀림없다.
누가 고명딸 아니랄까 봐서.....
이를 치료하느라고 조심조심 했던니 사기도 꺽이고, 마음도 산란하다.
그동안 마치 모든 것과의 이별을 한 기분이다. 일주일 동안 내가 문자도 전화도 많이 씹었는데 이제 연락을 취해야겠다. 지인들에게 많이 많이 미안하다. 너무 마음이 산란하고 맥이 풀려서 그냥 조용히 있고 싶었다. 갑자기 겨울 찬 바람도 불고, 내 이빨과의 조용한 이별을 곱씹으면 11월 마지막 주를 보내고 있다.
내 인생의 겨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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