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집을 지나면 곧 평탄한 산길이 나오는데, 이 평탄한 오솔길은 곧 끝나고 약간 가파른 산길이 나타나는데, 나무뿌리들이 뱀처럼 가로놓여 있어서 제법 깊은 산을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게다가 길바닥에는 삐죽삐죽한 돌들이 솟아나 있어 치마를 입거나 굽이 높은 신발을 신은 여성들에게는 다소 곤혹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길 왼편으로는 울창한 대나무숲이 펼쳐져 있고, 다른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편백나무들이 드문드문 미끈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 서두르지만 않는다면 산길을 걷는 맛이 그리 나쁘지 않다. 길 오른 편으로는 임자 없는 묘지가 두 세기 와 제법 문신석까지 갖춘 묘지가 한 기 있는데, 관심을 가질 만한 대상은 아니다. 초당 부근에서는 여기저기서 동백나무들을 볼 수 있는데 초당 바로 앞에는 수령이 제법 되어 보이는 굵직한 동백나무가 한 주 서 있고 초당 뒤로도 동백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초당으로 오르는 길이 좀 가파른 돌길이라고 했지만, 이 길이 오래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좀 숨이 가빠질 만하면 이내 다산초당에 닿는 것이다. 초당 바로 아래는 잡목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여름 한낮에도 볕이 잘 들지 않고 서늘한 느낌을 주는데, 산길 | ![](http://www.gonamdo.or.kr/gangjin/images/picture_0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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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걸어 올라가다가 다리 쉼도 하고 숨도 돌릴 겸해서 잠깐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면 화장실부터 시작해서 동암, 다산초당, 서암 등의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길 바로 정면에는 정석바위까지 샛길이 나 있는데, 대개는 정석바위까지 곧바로 올라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먼저 초당 마루에 앉아 숨도 돌리고 땀도 들이려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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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유물전시관은 다산초당 남쪽 700m 지점에 위치하며, 주차장에서 한 40미터 쯤 올라가다 보면 기념품점을 겸하고 있는 찻집이 나오는데 찻집 바로 앞, 올라가던 품을 기준으로 하면 왼편으로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길이 나 있다(하지만 차를 몰고 가면 돌려나오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기억하시라).
올라가는 길은 구릉지 한 가운데를 절개해서 만든 아주 독특한 길이다. 길 양옆으로 절개지 바로 위에 서 있는 나무 뿌리들이 삐죽삐죽 삐져 나와 있고 뻘건 대지의 속살이 내비쳐 있다. 길이 푹 꺼져 있어서 해가 바로 비치지 않기 때문에 약간 어두운 느낌인데, 이 길을 걸어 올라가는 맛이 그런 대로 괜찮다. 이 길을 지나가면 구강포가 내려다 보이는 개활지가 나오는데 길 오른편으로 가게가 있고 그 앞으로 두어 사람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지나갈 만한 오솔길이 나 있다. 이 오솔길을 따라가면 유물전시관이 나온다. 오솔길 왼편으로는 잡목이 우거진 숲이 펼쳐져 있는데(한 500평 정도의 규모), 이 잡목 사이로 뻗어 있는 오솔길이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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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전시관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내용은 비교적 알찬 편이다. 인력이나 예산을 확보하기 만만치 않았을 게 분명한 데도 이 정도 유물전시관이 만들어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다산이 강진 사람들에게 얼마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 만하다. 입구에는 다산의 영정이 있고, 유묵이 전시되어 있으며 다산의 가계도, 생애, 중요사건 들이 꽤 소상하게 정리되어 있다. 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그럴 듯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을 거란 기대는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유물이라고 할 만한 것이라고는 책 몇 권이 전부일 뿐이니까. 그러니까 현란한 구경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겠지만, 일단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실학의 거두 정다산의 생애와 업적 등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전시관에는 다산의 영정, 다산연보, 가계도, 학통, 다산의 일생, 다산의 업적과 유물 등이 판넬과 조형물로 입체감 있게 전시되어 있고 다산의 생애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들, 즉 신유사옥이나 황사영 백서 사건 등에 대한 소개도 자세히 되어 있어 조선 후기의 사회상을 어렴풋하게나마 짚어볼 수 있다. 좀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을 때는 컴퓨터를 활용한 터치스크린에서 검색해 볼 수 있다. |
영상실에서는 다산의 일생과 강진을 소개하는 영상물이 약7분 동안 상영되는데 관광객이 영상실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상영되므로 누구나 불편 없이 관람할 수 있다. 전시관 앞 광장에 대형버스 15대 이상이 주차할 수 있어 학생들의 수학여행 등 단체관광에도 아무 불편이 없다. | ![](http://www.gonamdo.or.kr/gangjin/images/picture_10.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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