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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감기로 콧물이 훌쩍훌쩍

비를 너무 즐긴 것일까?

휴가를 위해 아이 수영복을 사러 나갔다. 비를 만났다. 버스는 또 어찌나 안오던지 이명박시장 취임 첫 성과가 버스 운행제도의 개선이었는데 나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버스 정류소에서 35분을 기다리다 오기가 나서 더 기다리다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상일동에서 강남을 오가는 360번을 기다리다 감기에 걸렸는데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 하나?

집에 돌아오니 아이는 한자 공부 내용을 점검해달라고 하는데 사실 나는 너무 지쳐있어서 "얘야, 엄마 좀 쉬고"라고 아이의 노트를 밀쳤다. 산다는 것이 무얼가?

나는 나의 의무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산다는 걸까?

가족은 축복이라는데 가끔 나는 가족이 짐스러울때가 있다.

처녀때라면 "나, 싫어"하고 손을 놓으면 그만일텐데..... 나이를 먹는다는 것과 세상을 알아 간다는 것이 나를 옥조이고 있다.

비가 오는 버스 정류소에서 나는 내가 부자였더라면 하고.....

지나가는 자가용들을 본다. 자가용을 운전해 가는 저들은 행복할까? 자가용안에서 힐끗 나를 바라보는 여성과 눈길이 마주쳤다.

나는 정류소 나무의자에 앉아서 흐르는 구름을 구경했다. 회색빛을 띤 구름이 바람에 흘러가고 있었다. 나 같은 사람은 과학적 지식이 없기에 아마도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지구가 돈다는 것을 구름이 흘러 갈때 느껴본다.

모두들 바쁜 걸음걸이 속에 혼자서 오지 앉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화를 참는 방법으로 무심한 구름을 바라고 본다. 비가 비바체로 쏟아진다.

아, 비가 온다. 생명의 비가......

잠자리에서도 비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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