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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글로벌경제에 3각파도가 밀려온다

글로벌경제에 3각파도가 밀려온다
성장률은 하락하고 물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감
유가 80달러 돌파 연일 사상최고
중국 인플레이션 나비효과 우려
美경제 서브프라임發 하강국면

`글로벌 인플레이션+경기 침체`라는 최악 시나리오가 발발할 가능성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중국 소비자물가까지 급등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부동산 가격 급락이 실물 경제로 전염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염려도 겹치고 있다. 원유값 상승, 중국 물가 급등, 세계 경기 침체라는 삼각 파도가 세계 경제를 엄습하고 있다. 1970년대 원유값 파동으로 세계 경제를 휩쓸었던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망령이 또다시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

국내 휘발유값도 급등 국제 원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국내 유가도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 서울 시내 일부 주유소에선 휘발유 판매 가격이 ℓ당 1700원을 넘어섰다.
◆ 국제 유가 `사상 최고` =

국제 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며 석유시장 역사를 새로 썼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10월물은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80.18달러를 기록하며 1983년 원유 선물 거래가 도입된 후 처음으로 8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4년간 매년 평균 10달러씩 올랐던 유가는 올해 30% 가까이 상승했다.

다만 1980년 2차 석유 파동 당시 명목 유가는 39달러로 오늘날 물가로 환산하면 96~101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1980년대 오일 쇼크 충격보다는 작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비즈니스위크는 그러나 최신호에서 "아무리 경기 회복세를 타고 유가가 올랐더라도 유가 상승은 경기 회복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며 "원유값 상승이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경기 침체를 가속시킬 수 있을 뿐더러 지정학적 마찰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기세력들도 원유값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 유가가 종가 기준으로 80달러 선을 넘어선다면 90달러 선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중국발 인플레이션 압박 고조 =

중국 소비자물가 급등이 세계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염려도 커지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면서 전 세계에 값싼 물건을 토해내던 중국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물가 상승은 곧바로 중국산 수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월 중국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6.5%나 올랐다.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가축 전염병과 함께 홍수가 터지면서 식료품 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중국 정부가 당초 제시했던 물가상승률 목표 3%마저 크게 넘어버렸다.

앤디 시에 전 모건스탠리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원가 상승분을 수출가격에 모두 떠넘기면 세계 물가상승률은 0.7%포인트 이상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 역시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 경제가 지금처럼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는다면 정부 목표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분기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3.2%에서 4.6%로 크게 상향 조정했다. 물가를 3% 이하로 묶어두겠다는 중국 정부는 사실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높아져 =

주택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신용위기가 계속되면 미국 경제가 앞으로 1년 안에 침체국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늘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문조사 결과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36%에 달해 1개월 전 조사 때 28%에 비해 8%포인트 높아졌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응답자 52명 중 75%가 경기 침체 가능성이 30% 이상이라고 응답했고 11명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답했다.

프리드먼 빌링 렘지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브 이스트는 "경제가 그동안 빠르게 진행된 신용확대로 활발했으나 이제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을 60%로 예상한 그는 "신용시장 혼란 메시지는 경제가 지속적으로 나아가기 위한 동력을 갖지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월가 전문가들은 대부분 미국 경제성장률도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으로 평균 1.9%로 전망돼 1개월 전 2.5%에 비해 낮아졌다. 또 내년 1분기 성장률 전망치도 2.1%로 전망돼 당초 2.6%보다 낮아졌다.

경기 회복 가능성에 낙관적 의견을 유지하고 있는 경제전문가들은 제조업 확장세 지속과 미국 수출 확대를 가능케 하는 견고한 세계 경제 상황을 이유로 들고 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을 5%로 본 얼라이언스 번스타인 이코노미스트인 조지프 카슨은 주택경기가 여전히 위험한 상태지만 소비성향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중 85%는 현재 경제 상황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하를 결정하도록 정당화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올해 신규주택 착공 규모에 대해서는 139만채로 지난달 전망치 142만채보다 낮아졌으며 올해 4분기부터 내년 4분기까지 주택가격은 2.25% 하락할 것으로 나타나 주택경기가 지속적으로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 스태그플레이션 올까 =

국내 전문가들 역시 최근 원유값 급등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매년 10% 이상씩 급등했던 1980년대 상황과 현재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경기 침체와 물가 압박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에서 시작된 경기 침체 조짐이 글로벌 물가 상승이란 충격과 겹치면 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마저 부정적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특히 2001년 IT거품이 붕괴될 당시엔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이 정책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하면서 경기 침체를 막는 데 성공했지만 최근엔 물가 압박이 커지면서 금리 인하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유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세계 경제 성장률은 하락하고 물가도 오르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은 높다"며 "하지만 1980년대 경험했던 스태그플레이션이 당장 닥친다고 생각하기엔 무리"라고 지적했다.



[뉴욕 = 위정환 특파원 / 서울 = 이근우 기자 / 송성훈 기자 /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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