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이근배(1940~ )
내가 사랑하는 것 죄다
아파하는 것 죄다
슬퍼하는 것 죄다
바람인 것 죄다
강물인 것 죄다
노을인 것 죄다
내가 버리지 못하는 것 죄다
죄다 죄다 죄다
너는 버리고 있구나
흰머리 물들일 줄도 모르고
빈 하늘만 이고 서 있구나
돌아가는 길
내다보고 있구나
어느 경지에 가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을까. 그것은 어쩌면 생명 밖의 계산이 될지 모르겠다. 버리고 싶은가. 그것이 생각이 아니고 실지로 죄다 버릴 수 있다면 그렇다면 차라리 저 변두리 강가의 억새나 되어버려야 하지 않을까. 죄다 죄다 죄다 시인이 버리지 못한 것을 죄다 버리고 흰머리 그대로 빈 하늘을 이고 선 억새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억새부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신달자ㆍ시인>
내가 사랑하는 것 죄다
아파하는 것 죄다
슬퍼하는 것 죄다
바람인 것 죄다
강물인 것 죄다
노을인 것 죄다
내가 버리지 못하는 것 죄다
죄다 죄다 죄다
너는 버리고 있구나
흰머리 물들일 줄도 모르고
빈 하늘만 이고 서 있구나
돌아가는 길
내다보고 있구나
어느 경지에 가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을까. 그것은 어쩌면 생명 밖의 계산이 될지 모르겠다. 버리고 싶은가. 그것이 생각이 아니고 실지로 죄다 버릴 수 있다면 그렇다면 차라리 저 변두리 강가의 억새나 되어버려야 하지 않을까. 죄다 죄다 죄다 시인이 버리지 못한 것을 죄다 버리고 흰머리 그대로 빈 하늘을 이고 선 억새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억새부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신달자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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