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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진

고창선운사 도솔암가는 길

항상 고창하면 선운사 동백을 떠올리는데 이번 여행길에서 나는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만났다.사실 선운사만 빨리 보고 미당문학관이나 김성수생가를 볼 요량이었는데, 지난 해 꽃무릅 필무렵선운사는 충분히 보았기에 선운사 입구에서 형식적으로 관광지도를 받았는데 그 지도에갈치처럼 기다란 길 끝에 도솔암이라는 암자가 있고 그 곳에 역사 책에서 흔하게 보았던 미륵돌부처가 있다고 하니 왠지 그 쪽으로 발걸음이 갔다.

선운사를 지나서 위로 올라가는 길은 정말 좋은 사람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에 너무나 좋은 아름다운 길이 이어지고 가는 길목에는 스님들이 가꾸는 녹차밭이 있어서 더욱 그 정갈함과 향내가 절로 느껴진다.

2008년 10월 17일 조금 단풍이 이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산은 적절히 수줍은 가시내처럼 나를 반겨주며 조금 발걸음을 내딪을 때마다 아름다운 속살을 보여준다.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선운사 도솔암 내원궁(禪雲寺兜率庵內院宮)은 참 신비로운 아름다움과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평안함과 위안을 주는 곳이다.

고창 선운사는 도솔암을 비롯한 4곳의 암자를 포함한 사찰로선운사만 보고 간다면 아마도 당신은 다시 선운사 도솔암을 찾아야 할 여운을 남겨두고가는 것일 것이다.

도솔암으로 가는 길을 한참동안 따라 올라가면 오른쪽에 진흥굴이 있고 그 굴앞 편평한 산자락에 아름다운 모양을 가진 소나무가 서 있는데 그곳 사람들은 이 소나무를 장사송으로 부르고 있다. 진흥굴, 장사목등이 있어 옛 신라 진흥왕에 얽힌 이야기와 눈으로만 보아도 신령스런 장사목이 일품이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23미터의 노거수(老巨樹)를 바라보며 다리를 잠시 쉬고 다시 걸어 오르니 도솔암 차집 처마가 나를 반긴다.

도솔암 서편으로 오르면거대한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좌상(磨崖佛坐像)은 고려 초기의 마애불 계통 불상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데, 사람들이 이 마애불을 ‘미륵불’이라 부르고 있는데 이는 도솔암과 미륵신앙의 깊은 관련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마애불좌상이 조성된 이래 이불상의 배꼽에는 신기한 비결(秘訣)이 숨겨져 있다는 전설이 전하여, 동학농민전쟁 무렵에는 동학의 주도세력들이 현세를 구원해줄 미륵의 출현을 내세워 민심을 모으기 위해 이 비기를 꺼내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발굴조사에 따르면 이 곳에서 출토된 기와에 ‘도솔산 중사(兜率山仲寺)’라는 명문이 있어 당시에는 절이름을 중사라고도 불렀음을 알 수 있다. 조선 후기에 들어오면 도솔암은 상도솔암 하도솔암 북도솔암 등 세 암자로 나뉘어져 독자적인 이름을 갖게 된다. 상도솔암은 지금의 도솔천내원궁으로서 1511년 지은(智誾) 스님이 중창한 뒤 1694.1829년에 각각 중수하고 1705년에 중종을 봉안하였는데, 조선 말 이후 내원궁만 남기고 퇴락하였다.

하도솔암은 현재 마애불상이 있는 곳으로서 1658년에 해인(海印)스님이 창건하였으며, 북도솔암은 지금의 대웅전이 있는 자리로서 1703년(숙종 29)에 최태신이 창건하였다. 이처럼 각기 독자적인 암자였던 것이 근세와 와서 북도솔암을 중심으로 하나의 암자로 통합된 것이다. 현재 도솔암의 전각은 대웅전 나한전 도솔천내원궁 요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솔암내원궁에는 보물 제280호인 지장보살좌상이 봉안되어 있으며, 마애불좌상은 보물 제 1200호, 나한전과 내원궁은 각각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도솔암 안에의 내원궁은 험준한 바위 위에 세운 법당으로 상도솔암이라고 부른다. 조선 중종 6년(1511)과 숙종 20년(1694), 순조 17년(1817)에 다시 지었다. 이 건물은 거대한 바위 위에 세웠기 때문에 기단 없이 편편한 곳에 자리잡아 원형 주춧돌만 두었다.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 으로 꾸몄다. 기둥은 둥근기둥을 사용하였고, 벽선 에 亞자형 2짝 여닫이문을 달았는데, 가운데 칸과 양 옆칸은 그 간격을 다르게 하여 예불 공간을 크게 하였다. 천장의 구조는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천장 속을 가리고 있는 우물천장이며, 지장보살좌상 (보물 제280호)을 모시고 있다.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선운사 도솔암 내원궁(禪雲寺兜率庵內院宮)은 참 신비로운 아름다움과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평안함과 위안을 주는 곳이다. 내원궁에 오르는 길목에 비구니스님께서 정오 예불을 위해 물주전자를 들고 내 앞에서 오르고 계신다.

초행인 나는 조심조심 스님의 뒤를 따라 오른다. 매우 갇바른 고개길을 올라 내원궁에 오르니 기암괴석에 둘러 쌓인 비경이 나를 반기고 앞서 걸어가신 스님께서 내게 점심공양을 드셨는지 인사말을 건낸다.나는 미소로 답을하고 나의 일정을 잠시 말씀드리니 스님께서 귤하나를 건내고 옆의 보살께서 떡을 건낸다.

마침 물만 마시던 나에게 귤 한개는 감로수가 되었다. 선운사만 보고 점심을 먹을 요량이었는데 도솔암 내원궁을 볼 요량으로 점심은 걸르고 대신 비경을 구경하였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 곳에 잠시 앉아 기도도하고 명상도 하고 싶은데 서울에 전화가 걸려 온다. 잠시 잊은 현실이 나를 자극한다.

산사에 스님의 독경이 울려퍼지고 나는 스님의 독경소리와 살가운 미소를 뒤로하고 내원궁을 걸어나온다. 마치 내가 오래 전에 이 곳에 있었던 것 같은 편안함과 누렇게 익은 넓고 넓은 비옥한농토를 바라보면서 고창에서 문인이 많이 나고 판소리가 발전한 예향임을 새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