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영화를 잘 보지 않는 인색한 영화팬이다. 사실 워낭소리를 TV에 영화대 영화에서 소개를 받고 한번 볼까?라는 가벼운 생각을 가지고 극장을 방문하면서도 눈물이 나오는 영화라기에 좀 울어 볼 요량으로 객석에 앉았는데, 시종일관 할머니의 멋진 추임새에 웃음이 나오고, 산다는 것이 무얼까?라는 질문을 던져 본다.
소와 할아버지는 어쩌면 눈 뜨면 일어나서 시간의 굴레에 맞게살아가고 있는 성실한 우리들의 자화상은 아닐까?
소가 죽었다. 9남매 키우느라 쉰 새벽부터 해질때까지 뼈가 녹아나도록 소와 농부는 한 몸이 되어 일을 했다. 쉼없는 세월은 흘러 흘러 아이들은 자라나 장년이 되고 소는 40살, 농부는 78세의 노구가 되었지만 죽기 전날까지도 소는 일을 하였다.
소는 왜 주인을 따랐을까? 주인은 왜 꼭 소를 위해 기어다니듯 힘겨움을 무릅쓰고 꼴을 베었을까?
"파소"를 외치는 할머니, "이놈의 영감 죽지 않네. 네 팔자 나 소 팔자나 영감 잘못 만나 이 고생이네"라는 할머니의 푸념 속에
부부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 살아서 아웅다웅하며 살면서 진정 가장 많이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이 같지만 과연 머리가 파뿌리처럼 되면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걸까?
이 영화가 다큐라지만 나는 이 영화의 할머니의 멘트가 참 좋다. 할아버지는 당신 고집으로 살아왔지만 그 옆에서 말 없이 할아버지에 맞추며 살아 온 할머니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나도 저렇게 늙어갈 수 있었을까? 라는 질문을 해 본다.
이 영화의 전체색은 그린, 이 영화의 내용은 레드, 영화속 소는 파랑이다. 소는 우정과 사랑을 포함한 희망을 노래한다.
소는 일을 했고, 노인도 일을 했다. 그리고 바람도, 비도, 집도, 가족도 시간속에서 예외는 없다.
주인공 할아버지 마저도........
오랫만에 한국영화를 보고 참 행복했다. 가족이 많이 그리워지는 영화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촬영한 이충렬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좋은 한국영화 더 많이 만들어 달라는 당부도 드리고 싶다.
2008년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 피프 메세나상 (워낭소리)
독립 다큐멘터리 '워낭소리'(감독 이충렬) 연출을 맡은 이충렬 감독.
워낭소리의 멋진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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