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좋아하는 배우들

김씨표류기와 히키고모리

아들이 재미있게 보았다며 나에게 김씨표류기 영화를 보라고 한다. 섬에서 고립된 한 남자의 이야기로 그다지 눈에 안 뛰는 영화라 간과 했는데 어느날 무심히 그 영화를 보았다.

줄거리는 자살시도가 실패로 끝나 한강의 밤섬에 불시착한 남자(정재영). 죽는 것도 쉽지 않자 일단 섬에서 살아보기로 한다. 모래사장에 쓴 HELP가 HELLO로 바뀌고 무인도 야생의 삶도 살아볼 만하다고 느낄 무렵. 익명의 쪽지가 담긴 와인병을 발견하고 그의 삶은 알 수 없는 희망으로 설레기 시작한다.

자신의 좁고 어두운 방이 온 지구이자 세상인 여자(정려원). 홈피 관리, 하루 만보 달리기 그녀만의 생활리듬도 있다. 유일한 취미인 달사진 찍기에 열중하던 어느날. 저 멀리 한강의 섬에서 낯선 모습을 발견하고 그에게 리플을 달아주기로 하는 그녀. 3년 만에 자신의 방을 벗어나 무서운 속도로 그를 향해 달려간다는 내용이다.

나는 이 영화에서히기고모리 일명 히키 (ひき-こもり(은둔형 외톨이(隱遁型-))역을 한 정려원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정말 기기한 표정의 그녀 사실 나는 배우의 이름보다는 연기를 보고 그제서야 배우의 이름을 찾는 형이라서 그 연기자가 정려원이란 걸 알 고 놀랐다. 그런 병적인 상태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그녀의 방과 그녀의 어머니와의 행동양식을 보면서 매우 충격적이고 놀라웠다. 인간이 얼마나 놀라운 존재인지?

사전을 찾아보니 히키코모리( 引き籠もり (ひきこもり))는 정신적 문제나 사회 생활의 스트레스로 방이나 집 등의 특정 공간에서 나가지 못하거나 나가지 않는 사람과 그러한 현상 모두를 일컫는 일본의 신조어로 도지코모리(閉じこもり 라고도 한다

새로운 문화증후군으로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비 사회적인 모습과 바닥에 떨어진 두 남녀가 인간 본성인 사랑을 통해 자신의 고립 상태에서 빠져 나오는 모습이산모의 산도를 통해 아이가 새로 태어나는 것 같은 오랜 산고의 터널을 빠져나와 새로운 인간 본연의 사회속으로, 인간들이 추구하는 사랑 속으로 화합하는 것으로 이영화는 끝나지만 나는

인터넷이 없으면 답답함과 고통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한국에서 이해준감독의 계산된 영상과 딴딴한 시나리오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어쩌면 이글을 쓰고 있는 나도 히키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블러그에 글을 남기고 누군가와 대화에 X44407;주려 있는 것 인지도 모른다. 현대사회는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왠지 나는 퇴보를 하는 듯한 묘한 느낌 속에서벗어나 마음 편히 내 마음을 찾고자 노력하는 나, 그런 내가 어느날 인터넷으로 쇼핑하고, 일을 하고, 채팅을 하고, 이메일하고, 세금내고모든 것이 키보드로 다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인간이 느끼는 삶이란사람의따뜻한 체온을 나누고 서로 부딪침에 있는 것이다.


어릴 적 우리 인간의 모습이 움직이지 않아 다리는 짧고 손과 머리만 발달되어 기이한 모습이 될 것라는걸 어린이 잡지에서 본 적이 있다. 요즘 내가 느끼는 세상 정말 사람의 인성이 망가지고, 물질이 정신을 좀먹게하고, 존경할 인물이 주변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영웅도우상도 사라진 곳에 우뚝 서 있는 것은 성형 연예인과 그 연예인들이 TV를 점령하여 우리에게 볼 권리조차 박탈하고 "너무 진지하지마!,", "다쳐,그냥 이렇게 히히거리면서 살어"라고 보이지 않는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래서 난 가끔TV시청료를 내는 것이 너무 아까울 때가있다. 가끔 TV방송사가 데모를 하면 나는 TV를 즐겨 본다. 정말 볼 만한 교양프로그램을 틀어 주기 때문이다.

인간은 복잡 다단하니 뭐라 정의 할 수 없고, 설명은 더 더욱 불가능하다. 그러기에 수많은 영화와 문학작품과 학문이 만들어지는 것이리라. 김씨표류기는 잠시 나에게 두 김씨와 동질감을 느끼게 한 영화로 이영화를 추천해 준 아들에게 감사하고, 나는 지금 어디에서 표류중인지를 곰곰히생각하게 하는좋은 영화라고 생각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