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한옥 임대사업
서울 종로구 북촌에 자리 잡은 한옥 게스트하우스 만해당 이유리 대표의 즐거운 비명이다.
한옥에서 숙박하려는 외국인들이 늘면서 한옥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르는 것이 외국 비즈니스맨과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되고 있다. 덕분에 한옥 임대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만해당뿐 아니라 북촌한옥마을에 자리 잡은 한옥 게스트하우스 대부분은 비슷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사람은 관광차 혹은 국내 업체가 사업을 위해 초청한 미국ㆍ유럽인이 많다. `불굴의 며느리` `넌 내게 반했어` 등 한옥이 촬영 배경이 된 한류 드라마를 보고 한옥 체험을 하려는 동남아와 중국, 일본인도 상당수다.
가족과 서울 나들이에 나선 내국인도 적지 않다. 호텔은 숙박요금이 부담스럽고 모텔은 가족과 머물기에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촌에는 10여 개의 한옥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숙박료는 방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숙박비용 6만~10만원 선이다. 최고급 호텔식 한옥을 지향하는 락고재는 11만~49만원 수준이다. 7~8월엔 되돌려 보내는 손님이 많을 정도로 호황이고, 12~2월에는 전체 방의 절반가량만 찬다. 나머지 기간에는 60~70% 정도 방이 찬다.
방 5개, 대지면적 100㎡ 수준의 일반적인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월평균 매출액이 700만원 안팎이라고 운영자들은 전한다. 대지면적 165㎡ㆍ방 10개인 경우 월 매출액은 1400만원 선이다.
수도ㆍ전기요금과 인터넷 비용 등 관리비와 아침식사 제공 비용을 합치면 방이 5개인 경우 한 달에 드는 비용은 150만원 선이다.
북촌에서 한옥 매매가는 3.3㎡당 2000만~3500만원, 전세금은 3.3㎡당 1000만원 수준이다.
구청에 숙박업소 신고를 하는 것을 빼면 특별한 진입 장벽은 없다.
다만 초기에 한옥 수리비와 에어컨, 인테리어 등에 드는 비용이 수천만 원에서 1억원대까지 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한옥 수리비는 서울시에서 최대 무상 6000만원, 융자 4000만원을 지원한다.
김용조 안국부동산 대표는 "현재 게스트하우스를 만들기 위해 한옥을 거래하겠다는 수요자 5명이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들은 사업 과정에서 여러 불편 사항도 있다고 토로한다. 먼저 한옥은 골목 안쪽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위치를 찾지 못하는 외국인들에게 언어 장벽이 있어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한옥은 다른 숙박시설과 달리 화장실을 공동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서 불만을 표출하는 손님도 많다. 방음이 안 되고 담장이 낮아 집 안에서 소란을 피우면 이웃집에 여과없이 전달된다는 것도 단점이다.
한옥 실거주자가 방 한 칸만을 숙박시설로 운영하는 한옥체험살이(홈스테이)도 급증해 현재 40여 개에 달한다. 종로구청은 한옥체험살이를 개설하면 한옥집에 에어컨 설치와 침구류 비용 등의 명목으로 70만원을 제공한다.
그러나 실거주자들은 인터넷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이 많아 홍보에 어려움이 있고, 사업 규모도 작아 게스트하우스처럼 붐비지 않는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 운영자가 손님이 넘칠 경우 인근 한옥체험살이를 소개하는 경우도 많아 주말엔 방이 많이 차는 편이다. 숙박요금은 게스트하우스와 비슷하다.
[박지윤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