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를 심다
오늘은 아들의 생일날이다. 아들은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해에 태어났다. 아이를 출산하고 몸 조리를 시댁에서 하고 있는데 그때 시 어른이 나에게 아침 조간을 건내주면서 백화점이 무너졌다고 한다. 그 당신 나는 시어른이 농담을 하시는 줄 알았다. 그해 여름 장마비가하늘에서 동이째퍼 부었고, 그때 그곳에서 죽었던 세자매 얘기도 떠오른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구출되어 나온 사람들의 특징은 모두 가난한 사람들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삼풍 백화점 지하층의 청소일을 하던 아주머니들과 최장 늦은 구조에도 살아 남은 사람들의 인터뷰 방송이 화제가 되었던 그때,나는 산후조리로 갖 태어난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얼마나 부끄럽고 두렵던지 아이는 커다란 눈을 뜨고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 아이의 엄마로 16년을 살아 왔다.
지난 어버이날에 아이가 이벤트를 요란하게 하여 주어 황송했고, 아이의 스케일에 놀랐다 그러니 조자맞은 조막손인 나의 작은 일본사람 같은 이벤트는 아이는 기억조차하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지나치게 놀랍고 화끈한 것이 요즘 사람들의 정서 인것 같다.
좋다,싫다가 분명한 세대 그 세대와 같이 공종해서 살아가려면 많은 인내심이 요구된다.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스 케X51084;과 식혜와 녹두전을 준비하고풍선을 불어 벽에 부쳤다. 아이는 배시시 웃으면서 "저건, 내가 한것을 카피한 것이잖아?" "얘이"라고 말한다.
나는 아이의 생일에 의미부여를 위해 은행나무를 심었다. 사실 은행나무는 우리 아파트 단지내 가로수로 낙엽이 아름다운 곳으로 고덕은 유명하기도 한데 최근 잔디밭 사이에 지난해 떨어진 은행이 싹을 띄워 작은 나무가 되어 여러 구루가 올라와 있어 꽃삽으로 파서 화분에 넣어서 아들의 생일 파티 식탁에 올려 놓았다.
꽃을 사려 했으나 동네 꽃집이수퍼로 바뀌어있어 꽃은 못 사고, 꽃 대신 은행나무 화분을 활용하였다.커다란 나무의 모습만 보다가 여리고 어린 작은 나무를 화분에 담아 보니 참 귀엽다.
나무를 캐기 위해 꽃삽을 넣었을 때 뿌리 부분에 노란 은행이 붙어 있어서 너무 신기했다. 은행나무는 화석 식물로 우리의 먼 조상들보다 더 오래된 나무란다. 또 은행은 암수나무가 있어서 한 나무를 베면 상대 나무에는 다시는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꼭 사람나무 같은 생각이 든다. 아이와 맛있는 아이스 크림케X51084;을 먹고 나서 팡팡 노래방에서 노래를 불렀다. 정말 빛나는 16살이 된 아들을 축하해 준다. 그얼마나 아름다운 나이인가? 모든 것이 다 가능성이 있는 나이, 키도 많이 자랐지만 이제 마음이 성큼 성큼 자라나서 멋진 자신을 만나기를 기원해 본다.
오늘 심은 은행나무처럼 여린 나무 같은 아이가 사람들에게 작은 미소와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폭 넓은 세상에서 여유롭게 세상을 바라보고 늘 감사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 주기를 기도 한다. 늘 부족한 사람을 부모라고 순종해 줌에 늘 고맙고 미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