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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진

암사생공원/둥지에서 떨이진 새


둥지에서 떨어진 아기 새


  암사생태공원에 숲 지킴이 4차 봉사단 활동을 하러 갔다. 오늘도 풀숲 생태교란 식물을 제거하였다. 앞에서 낯으로 풀을 베던 분이 어~~새가 떨어진다. 그 소리와 함께 빨간 새 둥지에서 새 한 마리가 바닥으로 나뭇잎처럼 떨어져 내렸다.

다행히 새끼 새는 풀숲 나뭇잎 위에 떨어졌다.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아기 새를 들어 자세히 보니 머리에 상처가 심해 몹시 아픈 모습이다. 우리가 활동한 공간은 어린이들 대상으로 숲속 생태학교가 운영되는 곳이다. 동그란 나무 의자가 원형으로 만들어져 그 주변이 모두 나무 그늘이라서 야외 수업하기 좋은 곳이다. 나무가 많고 일반인이 출입이 제한되는 곳이라 새들의 쉼터이기도 하다. 아마도 어미 새가 먹이를 찾으러 나간 사이에 몸이 불편한 새끼 새가 발을 헛딛어 나무 아래로 떨어진 것 같다.



아픈 새끼 새를 보니 지난달 만났던 붉은 머리 오목눈이 새의 알들이 잘 살아 있는지 궁금하였다. 생태 선생님께 오목눈이 새알의 소식을 물으니 갈대와 풀로 위장시켜 주었지만 이미 둥지의 기능이 상실되어 새의 어미들도 떠나고 천적인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었다고 한다.

자연은 보호랄 것이 없는 것 같다. 그냥 그대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도록 지켜보는 것이 보호인지도 모른다. 강물을 막아 보를 만든다고 환경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유속의 속도대로 그냥 놔두어야 제대로의 물길이 형성되고 쉼 없는 흐름 속에서 보이지 않는 질서의 힘으로 자연이 순환되는 것 같다.

7월 장마 비가 내린 숲속은 습기와 풀벌레와 거친 가시를 품은 풀들이 엉겨 있어 비가 오듯이 땀이 났다. 다시 아픈 새를 둥지에 넣어 주고 자리를 피해 주니 어미 새가 먹이를 물고 새 둥지로 들어갔다. 병들고 아픈 새끼이지만 어미 새는 최선을 다해 돌보는 것을 보니 사람도 이와 같은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 하는 숲 지킴이 봉사가 체력적으로 조금 힘에 부친다. 몸으로 하는 봉사가 처음이라서 적응이 필요한 것 같다. 앞으로 숲 지킴이의 영역을 넓혀 운영할 계획이라니 당장은 땀을 흘리고 가시에 찔려도 참아내야 할 것 같다.


봉사활동 후 교란 식물 제거 후 깨끗해진 숲속에서 시원한 배즙아이스크림을 먹으니 꿀맛이다.

지난 번엔 친구와 함께라서 힘들 줄 몰랐다. 그런데 오늘은 도서관 오전 강의를 한 바탕 듣고, 오후 봉사활동에 참가 하다보니 몹시 피곤하다.

잠도 덜 깬듯하다. 초록초록한 숲속에서 원시적인 풀냄새와 아기 새를 만났으니 나름 보람찬 하루다. 땀을 많이 흘렸으니 집에 가서 시원한 물에 샤워하고 한 숨자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질 것이다. 몸은 고단했지만, 영혼은 가벼워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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