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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진

하늘을 보니, 나무가지가 저리도 아름다울 수가!!

서울 살이를 하다 보면 늘 회색건물에서 살기에 푸른 하늘을 보기가 참 어렵다.

주말 남한산성에 올라 기대 밖에 멋진 산책로를 발견하였다. 늘상 다니던 코스로만 남한산성을 알았지만 남한산성에서 검단산방향으로 하산길은호젖하고 환상적인 코스로 정말걷기에 편안한 길이다. 예상치 못한 수확이다.



하산 길 약수터에 설치되어 있는 S자형 의자에 누군가 누워있는 모습이 너무나 편해 보여 나도 용기를 내어누웠보니 푸른 하늘과 살랑살랑 부는 봄 바람에 가지 끝에 매달린 이름 모를 새의 둥지가 눈에 들어왔다.

잠시 누워서 나무를 올려다 보는데 좌측에서 해빛이 나뭇가지를 비추니 나무가지가 은빛으로 반짝인다. 너무나 신비스런 모습에 푸른 하늘이 바다같이 느껴진다. 크리스마스 츄리를 보는 듯이 은빛 나뭇가지가 참 아름답다. 혼자 보기 아까워 멀리 떨어져 쉬고 있는 친구에게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며 내 쪽으로 와서 누어 보라고 했다.


참시 후 친구도 내 곁에 눕더니 배시시 미소를 짓는다. 하늘이 너무나 곱고, 바람에 흔들리는 둥지의 아름다움 그리고 어디서 나타났는지 까치 한 마리가 둥지로 들어간다.

동네에서 흔하게 본 새 였지만 높은 하늘 끝에 비바람을 막기 위해 섬세히 지어 놓은 까치의 수고와 노력을 마음으로 느끼면서 친구와 나는 입가의 미소로 화답한다.

새나 인간 모두 살아 있는다는 것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살아 있기에 분주하고,

살아 있기에 할 일이 있는 것이다.

미물이지만 높은 나뭇가지에 자신의 둥지를 틀고 쉼없는 살이를 하고 있다.

고즈넉한 산속에 자신의 둥지를 안전하게 틀고 유유히 날아다니는 까치를 보고

도심의 전봇대나 ktx 같은 곳에 위험하게 둥지를 만들어 하루 아침에 둥지를

잃는 어리석은 까치보다

오늘 내가 올려다 보는 숲 속 가치의 집은 참으로 아름답고 경건하기 조차하다.

나도 까치처럼 아름다운 집을 짓고 싶다.

많은 수고로움이 있겠지만,

나와 나를 아는 이웃들이 찻집에 들르듯이

가슴 따뜻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곳에 집을 지어

오늘 본 하늘과 바람과 해빛처럼 건강한 마음을 나누고 싶다.





서울 근교에서 오늘처럼 멋진 산책로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인 것 같다. 능선딜의 연속이라서 힘도 들지 않고, 특히나 하늘과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서 답답함도 없고, 쉼없는 진달래와 산수유 꽃이 피어 있으니 정말 환상적이다.


오늘 나오지 않은 친구 덕에 일정을 바꾸어서 얻어진 귀한 산책로는 앞으로 나에게 있어소중한 사색의 길이 되어 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