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똥나무 향기가 나는
6월이 되니 모든 꽃은 떨어지고 장미와 쥐똥나무의 하얀 꽃이 코를 자극한다. 올해 따라 왠지 꽃 향기 알러지로 코가 간질간질하여 주책 맞게 재채기가 요란해진다. 쥐똥나무 향기가 온 동네를 감싸고 있는 우리 동네는 나무 그늘에 벤취가 여러개 놓여 있다.
인접에너무 낡아서 앉기에도 조심스럽던 낡은 벤취가 도색을 하지 않은 새 벤취로 교체가 되어 있는 것을 바라다 보고 참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동네 주변 벤취들은 하나 같이 도색이 되어 나무의 재질을 발견할 수 없었는데 생 나무의 밴취는 그냥 가서 쉽게 앉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새 벤취를 보면서 반감이 교차한다. 이제 나도 자리를 내어 줄 나이가 되어 가고 새롭게 일 욕심을 내는 후배들을 보면서 아마도 낡아서 버려진 벤취처럼 나도 기뿐 마음으로 새 벤취를 보면서 내가 느끼는 반가움처럼 새 물결을 내어주어야 할 것이다.
쥐똥나무 향기로 코가 가려운 날, 28도의 더위 속에서 품어내는 진한 향기로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이다. 성하의 여름을 준비해야 하는 즈음해서 나는 그 동안너무 바쁘게 나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달려온시간들을조금 천천히 가는 마음 편안한 길을 걷도록 마음의 쫓김을 늦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일 내가 없을 지도 모른다는 나도 모르는 나의 시계가 나를 분주하고 바쁘게 만들어 나는 시간의 변화도 잘 모르고 내가 생각하는 것들에 쌓여서 진정한 하루를 맞이하고 있지 못하는 생각이 든다. 해마다 잊지 않고 피고 지는 나무들처럼 나도 내 자신의 본연의 것들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해마다 피는 쥐똥나무의열매는 둥근 달걀 모양으로 10월에 검은 색으로 익는다. 다 익은 열매가 쥐똥같이 생겼기 때문에 쥐똥나무라고 불렀다고 한다. 흔히 울타리에심고, 한방에서는 열매를 수랍과(水蠟果)라는 약재로 쓰는데, 강장·지혈 효과가 있어 허약 체질·식은땀·토혈·혈변 등에 사용된다고 한다.
쥐똥나무는 제 본연의 일을 수해하기 위해 오늘 나를 어지럼게까지 하고 있는데 정작 나는 나의 본연의 일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그냥 초조하거나 산란함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여름이 달려 들어 나를 지치게 하기 전에 나도 무언가 계획을 세워 즐기면서 이 한철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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