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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강남 부자 따라하기

◆ 미국발 쇼크 후 재테크…3040 강남 부자 따라하기 ◆

미국 신용위기로 국내 증시가 대폭락하면서 은행 예·적금과 보험상품을 찾는 투자자가 다시 늘고 있다.

기존 강남 부자들은 주로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위해 보수적인 투자를 지향한 데 비해 30~40대 강남 부자들은 점점 공격적으로 성향이 바뀌는 추세였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가 크게 빠지자 이들까지 다시 예·적금과 보험 등 안정적인 자산에 눈을 돌리고 있다.

김동균 신한은행 PB팀장은 “이번 주가 폭락은 강남 부자들에게 3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를 떠올리게 한다”며 이들 관심사가 안정적인 자산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LD·MMDA 포트폴리오에 추가

은행에서 판매되는 상품 중에서는 원금보존형 주가지수연동예금(ELD, 잠깐용어 참조)과 원자재지수연동정기예금 등에 관심을 기울인다. ELD는 펀드 투자가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정기예금 금리는 너무 낮다고 생각하는 자산가들이 주로 가입한다. 원금을 보장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피하면서도 주가지수가 회복될 경우 정기예금보다 높은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연일 증시가 하락하며 장중 1800선이 무너지자 3개월에서 1년 정도 단기간 투자하는 ELD에 관심이 더 높아졌다. 증시 폭락 이전에는 원자재지수연동정기예금 인기가 높았다.

이유는 비슷하다. 원자재 가격이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믿음과 안전성을 추구하는 이들 성향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은행상품 중에서는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이 강남 부자들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늘고 있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3개월 미만 MMDA에 가입할 경우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MMDA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면 시장이 급격히 변동할 때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다.

김동균 신한은행 PB팀장은 “현재 상황은 각국 증시 대책이나 경기부양책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당분간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만큼 강남 부자들은 유동 자금 형태로 자산을 운용하다 향후 상황을 봐가며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다시 짤 것”이라고 말했다.

상속·절세용 상품 인기

미국 경기가 조만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강남 부자들은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할 곳이 마땅찮아 지자 월 납입 보험료 1000만원 이상의 초고액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금리가 고정된 고액의 저축성 보험에 자금을 묻어둘 경우 재테크 방식을 수시로 고민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어서다.

강남 부자들이 초고액 보험에 관심을 기울이는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절세다.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제외되는 초고액 보험에 자산을 묻어두면 절세를 할 수 있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상 과세표준이 30억원을 넘으면 50%라는 높은 상속세가 부과된다. 상속인이 사망한 지 6개월 이내에 상속받은 재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연금보험이나 종신보험에 가입해 10년 이상 해지하지 않는다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속·절세용으로 자산가들이 초고액 보험을 선택하는 이유다.

박종화 SC제일은행 압구정PB센터 부장은 “강남 부자들은 금융 회사에서 추천하는 적립식 보험이나 변액연금에 가입해 절세와 상속 재원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일시납 10억원 이상 보험료를 한 번에 납부하고 일정 시점이 되면 정기적으로 연금을 받는 종신지급형 즉시연금도 강남 부자들의 관심 상품이다. 종신지급형 즉시연금은 사망하는 날까지 매달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덧붙여 상속세를 절감하면서 자녀에게 재산을 넘겨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통상 보험상품은 10년 이상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가입 다음 달부터 연금을 받는 즉시연금의 경우에도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이후 비과세 혜택을 받고 있다.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고 종합소득세도 부과되지 않으니 일석이조다.

잠깐용어 ELD(Equity-Linked Deposit )
주가지수의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연동되는 은행 판매 예금. 자금을 정기예금에 넣고 이자만 파생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문희철 기자 reporter@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