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의사가 아니라도 오늘날은 누구나 기쁨과 치유의 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실상 이 주제에 관해서는 의학 교육을 받은 사람은 오히려 불리한 입장에 처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의사들도 최상의 약은 웃음과 기쁜 마음을 가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거의 인정하고 있다.
1989년에 출간된 <건강한 즐거움(Healthy Pleasures)>에서 공저자 오른스타인(Robert Omstein) 박사와 소벨(David Sobel)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즐거움의 원칙'을 이렇게 표현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가장 건강한 사람은 즐거움을 추구하고 사랑하고 또 그것을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저자들에 의하면 인간의 뇌에는 신경세포들 사이에 즐거움의 시그널을 전달해 주는 화학 물질이 다량으로 존재한다고 한다. 따라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은 인간의 존속 가능성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음식물을 섭취하고 자식을 낳고 주위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하는 등의 건강한 행동은 동시에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봉사하는 삶을 살아라
1994년에 출간된 펠레티에(Kenneth Pelletier)의 저서 <건전한 마음, 건전한 신체(Sound Mind, Sound Body :A New Model for Lifelong Health)> 역시 유사한 주장을 개진하고 있다. "건강이란 특정한 건강 습관을 만들어 내는 내면적 자질이다. 그러나 그 자체가 그러한 습관들로 환원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니다." 스탠퍼드 대학 예방의학 연구소에서 임상의학을 가르치고 있는 펠레티에 교수의 저서는 모범적인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53명의 인물들과의 면접을 토대로 쓰여졌다. 펠레티에는 그러한 면접들을 통해 물질적인 여유, 건강, 식단, 운동 습관 같은 것들만으로는 행복한 삶과 건강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대신 그는 '순전히 물질적이고 경쟁적인 삶의 자세를 넘어 인생의 깊은 의미를 발견하는 길'만이 보다 핵심적인 요소라는 사실을 터득했다. 다시 말해 펠레티에가 상징하는 삶의 기쁨은 바로 남들에게 베푸는 데 있다. 펠레티에는 면접을 통해 모범적인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의 비결은 이타주의, 즉 남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사는데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실제로 그러한 이타주의적 행동은 수혜자만이 아니라 시혜자에게도 크게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이 분야의 대표적 연구로는 미시간 대학의 사회심리학자 하우스(James House)의 연구를 꼽을 수 있는데 하우스는 미시간 주 터캄시에 거주하는 2,754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지난 9~12년간 그들의 건강을 추적해 왔다. 그 결과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종사해 온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사망률이 2.5배 정도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수치는 조사 대상자들의 연령과 무관하게 얻어진 수치이다.
친구의 중요성
다른 사람을 사귀는 행동이야말로 진정으로 이기심을 버리는 행동이다. 설사 그 동기가 자기를 위해서라 할지라도 말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긴밀한 사회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고 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신신체의학>이란 학술 잡지의 1995년 1/2월호 사설 및 4개의 연구보고서도 사회적 지원(Social Support)에 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 중 코넬 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두 번째 보고서는 여름 학기를 수강하는 26명의 여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연구진은 그 대학생들에게 비디오 게임을 하게 하고, 지속적으로 그들의 혈압과 맥박을 측정했다. 학생들은 혼자 게임을 하거나 때로는 룸 메이트가 그 곁에 같이 있었다. 비록 룸 메이트라고는 하지만 모두가 새로 온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그다지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더욱이 룸 메이트들에게는 조사 대상자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상대방의 몸을 건드리는 것이 금지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룸메이트가 함께 있고, 적어도 무언의 지원을 보낼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 자체는 혼자 있을 때와 커다란 차이를 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대상자의 혈압 및 스트레스 관련 수치는 그들이 혼자 있을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여년간 많은 미국인들은 자신과 이해와 관심이 비슷한 친구를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그 결과 미국 사회네는 현재 상당수의 자조 그룹(Self-Help Group)이 산재해 있다. 어쩌면 멤버들에 의해 조직되고 그들에 의해 운영되는 이들 자조그룹은 상호부조 그룹이라 부르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어쨌든 현재 뉴저지 주만 하더라도 4,000개 이상의 자조그룹을 가지고 있다. 그룹 멤버들은 자신이 경헙을 통해 터득한 지식들을 그들과 함께 나눌 수도 있다. 게다가 이들 조직들은 멤버들의 필요와 권리를 옹호하는 데도 강력한 지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자조그룹은 앞 장에서 살펴본 지원 그룹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전문요법사들이 아닌 다시 말해 숙련되지 않은 자체 멤버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그런 아마추어식의 도움은 때로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위험할 수도 있다. 카운셀링이란 원래 매우 어렵고 섬세한 것이어서 때로는 정규 교육을 받고 상당한 경험을 가진 이들에게도 힘겨운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주의를 기울여 자조그룹을 선택하고 항상 실수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친구란?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앤드루스 노인대학 센터의 부교수인 시먼(Teresa Seeman)박사는 주로 노인층의 사회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관심사를 이렇게 설명한다. "제가 관심을 가진 분야는 개인의 사회 참여 정도와 관계하는 사람들의 수가 어떻게 그 사람의 신체 기능이나 인식 기능에 영향을 끼치는가 하는 것입니다."
시먼 박사의 연구중 가장 매력이 있는 부분이 어떤 인간 관계가 진정으로 '지원적(Supportive)'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시먼 박사와 동료들은 양로원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노인 2,806명을 상대로 조사 활동을 벌였다. 1시간여에 걸친 노인들과의 인터뷰에서 연구진은 자주 보는 어린아이나 친척, 친구들의 수를 물었다. 연구진은 또 그들과의 관계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 다시말해 그들이 같은 지역에 사는지 또는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지를 물었다. 연구진은 또한 노인들이 유지하고 있는 두 종류의 지원 관계에 대해서도 조사 활동을 벌였다. 직접적으로 집안일 등을 도와주는 도구적 지원(Instrumental Support)과 문제가 있을 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정서적 지원(Emotional Support)이 그것이다.
시먼 박사와 동료들은 또한 믿을 만한 친구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여기서 말하는 믿을 만한 친구란 부부일 수도 있고 외부의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점은 단순히 결혼한 사이가 아니라 진정으로 속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데 있다. 부부사이라고 반드시 '지원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특기할 사항으로 장성한 자식들은 주로 집안일 등을 거드는 도구적 지원자이고 정서적 지원은 주로 가까운 친구나 친척들에게서 받는다는 사실이었다. 끝으로 어떤 사람이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그가 유지하는 인간관계의 수나 가족 친지들이 같은 지역에 거주하느냐의 여부에 달렸지만 그런 지원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분명히 지원적이라는 말은 단순히 곁에 있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애완동물
친구는 유형은 물론 매우 다양하며 때에 따라서는 반드시 사람이 아닐 경우도 있다. 동물 애호가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때로는 동물들도 아주 훌륭한 친구요 반려자가 될 수 있다. 물론 애완 동물로부터 과연 신체적 도움까지 기대할 수 있느냐 하는 데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애완 동물도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적어도 동물 애호가들에게 있어서는 그렇다.
1980년 펜실바니아 대학과 메릴랜드 대학의 한 공동 연구진은 1년전에 심장 수술을 받은 92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생존율을 조사한 적이 있다. 연구진은 그때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았던 환자들은 28%가 사망한데 비해 애완동물을 기르던 환자들은 단지 6%만이 사망한 사실을 발견했다.
음악요법
인생의 또 한가지 즐거움은 예로부터 의술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온 음악이다. 실제로 최고의 의학 관련 기록으로 알려진 카훔 파피루스는 주문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현대의학과 관련하여 과학자들은 19세기 말부터 심박출량, 호흡률, 혈압 등의 생리 과정에 음악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1986년 음악 요법 전문지 <저널 오브 뮤직 세라피>는 실제로 신체 치료와 치과 치료에 사용된 음악에 관한 연구 30편을 모아 그것들을 종합 분석한 보고서를 게재한 적이 있다. 그 보고서는 유용한 데이터를 포함한 영어로 쓰여진 모든 자료들을 총망라한 것이었는데 거기에 포함된 연구들은 음악의 치유 효과에 대해 하나 같이 긍정적인 것이었다. 음악이 가장 많이 이용되는 분야는 통증이나 불안증을 경감시켜 주는 것으로 적어도 이 영역에서는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음악이 마취제와 함께 사용되었을 때는 마취제만 사용했을 때보다 그 효능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70여 대학들이 음악요법-음악을 이용하여 환자의 신체적, 심리적, 정신적 기능을 향상시켜 주는 기법-프로그램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최대의 전문조직인 전국 음악 요법 협회에는 현재 5천여 요법사, 기업 회원, 기타관련 그룹들이 소속되어 있다. 음악 요법사를 찾는 사람들 가운데는 에이즈 환자, 치매 환자, 만성 통증 환자, 암 환자, 약물 중독자, 뇌손상 환자, 기타 신체 장애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1990년대 초 미국 후생성 노화국은 6건의 음악 요법 프로젝트에 모두 54만 6천 달러를 지원했다. 그 중에는 플로리다 주 코랄 게이블즈에서 진행되고 있는 치매 환자들의 행동, 인식, 호르몬 요법 연구, 듀크 대학 메디칼 센터에서 시행되고 있는 방사선 치료 및 물리요법 치료의 신체적, 심리적 영향 평가 프로젝트, 콜로라도 주립대학에서 실시되고 있는 파킨슨병 환자들의 보행 능력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음악 요법과 통증과의 관계
음악은 통증을 통제하는 데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 주립대학의 간호학과 부교수인 위플(Beverly Whipple) 박사는 음악의 이런 기능을 계량화하는데 큰 관심을 보여 왔다. 그러한 노력에 의해 위플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음악이 통증에 대한 반응 분계점을 상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것이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작용하는지는 음악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요."
1992년 위플 박사와 동료는 10명의 건강한 여인들을 상대로 다른 종류의 음악이 통증과 촉각에 대한 반응 분계점, 즉 자극에 대해 처음 그것을 느낄 수 잇는 지점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검사했다. 통증에 대한 반응 분계점은 점진적으로 손에 압력이나 열을 더해 가는 민감한 기기를 이용해 측정하고 촉각에 대한 반응 분계점은 뻣뻣한 정도가 서로 다른 나일론 실을 이용하여 측정했다. 연구진은 그 결과 위안감을 주는 음악 -예를들어 파헬벨의 현악기와 콘티뉴오를 위한 카논 D장조-은 통증에 대한 반응 분계점은 끌어 올리지만 촉각에 대한 반응 분계점은 끌어 올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비해 자극을 주는 음악-예를 들어 베토벤의 교향곡 9번 제 2악장-은 두 가지의 반응 분계점들을 모두 끌어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플은 두 종류의 음악이 통증의 차단 효과에서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 위안감을 주는 음악은 일종의 진통 작용을 하는 데 비해 자극을 주는 음악은 주로 주의력을 다른 데로 돌림으로서 그 기능을 발휘하죠."
사실상 신경을 다른 데 쓰는 것은 이완기법, 명상, 최면술, 바이오피드백, 심상 등과 마찬가지로 통증을 달래주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은 통증을 잊기 위해 거의 본능적으로 마음을 딴 데로 돌린다.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봄으로써 잠시나마 괴로움을 잊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통증이 갑작스럽거나 매우 강렬할 때 또는 45분 이내로 비교적 짦은 경우에 특히 효과적이다. 마음을 다른데로 돌리는 것은 약물을 복용하고 그것이 효과를 나타내기를 기다릴 때도 매우 유용하다. 독서를 하거나 TV를 보는 것, 뜨개질, 모델조립, 시끄러운 음악을 듣는 등 마음을 바쁘게 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
-'몸과 마음의 관계'중에서 (린다 와스머 스미스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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