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첫 아침을 같이 나누었다.
나는 출근을 하고 아들은 우유가 고프다면서 우유를 사 먹기 위해 둘이 나란히 집을 나섰다.
"엄마, 나 이틀만에 밖에 나온거야."라고 아들이 말한다.
내가 이 아이 만 했을 때는 이른 아침 엄마의 심부름으로 두부나 통나물을 사기 위해 집을 나선적이 수도 없이 있었다.
문명의 이기 덕택에 이제 아이들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호사는 어머니들에게 허락되지 않는 걸까? 모든 가정의 일이엄마 목이 아니고 가족의 일이라는 세상 사람들의 소리 속에 여전히 가사는 여자의 일이다.
아들과 나는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헤어졌다.
언젠가는 나도 아들도 그 무언가의 이유로 서로 다른 길을 가야 할 것이다.
지금은 내 품안의 자식이니 그래도 바라다 보기라도 하지만
이제 곧 아들도 날개가 자라면 훨훨 날아 오를 것이다.
나는 그 날이 하루라도 빨리 와 주었으면 한다.
후미진 시골에 시골 할머니가 되어, 인생길의 지난 추억을 회자하면서 늙어가고 싶다.
허락만 되어 진다면....
이른 아침
오랫만에 블러그를 열고 있으니 이 또한 작은 행복임을 깨닫는다.
오래 전 마음이 산란하고 초조하였을 때 시작한 블러깅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 있다.
블러그나 이메일이 상속이 될 수 있는 걸가?
기회가 있다면 질의를 해 보아야겠다.
나의 사후 내 아들이 엄마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창고가 되어 줄 텐데....
나는 정성어린 기도를 한다.
올 1월을 무사히 살아 낸 것에 감사하고, 새로운 2월을 나태함없이 핑계를 대지 않지 않고 당당하고 의연하게 살게 해달라고 청원의 기도를 드린다.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로 인해 놀라거나 걱정하지 않게 해달라고 청한다.
난, 전혀 문제없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당장 고장난 시계처럼 초침이 멈춘다 할지라도 나는 전혀 문제없음을 알리고자 한다.
그리고 내가 소설 속의 비운의 여자가 아닌 그냥 열심히 살았던 그 여자로 남고 싶다.
지난해 만난 내 친구 순희에게도
살가운 새해인사와 전화 한통을 건내지 못해 참 미안하지만
친구야, 내가 널 만나 큰 힘이 됐다 그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그 친구 덕에 나는 내 사춘기시절로 잠시나마 돌아 갈 수 있었고, 12월 치과와 건강검진시에 그 친구의 예쁜 미소가 나에게 위로가 되어 주었다는 그 고마운 마음을 마음으로 전하고 싶다.
'투병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내리는 날, 미장원 풍경 (2) | 2012.02.01 |
---|---|
넋 빠진 인간아 (0) | 2012.01.31 |
신비스런 용 그링을 감상하다. (0) | 2012.01.29 |
오늘, 눈 (0) | 2012.01.27 |
경동시장을 구경하다 보니 하하하 웃음이 난다 (2) | 2012.01.22 |